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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대하는 사물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으면 무관심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일률적으로 한정을 해서 생각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생각하는 가치기준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언제나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려드는 경향이 뚜렷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사에 무관심한 사람이 있고, 또한 될 수록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반드시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누구나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세상만사를 부정적으로 보려드는 사람의 표현은 밝지가 않을 것이며 심한 경우에는 언제나 속병을 앓는 사람처럼 찌푸리고 있을 것만 같고, 긍정적인 사람은 얼굴에 화색이 돌고 사람을 부드럽게 대하며 늘 남의 형편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겉으로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놓고 길게 늘어놓은 까닭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것이 긍정적인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직이란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남을 돕는다는 일의 한계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문제가 되겠지만 대체로 교사, 의사, 변호사, 간호사, 사회 사업가들을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전문직 종사자의 특징은 가계나 물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일을 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교사가 하는 일은 사람을 사람답게 길러 가는 일이어서 어느 전문직보다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전문직교사가 어떤 점에서 긍정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콤스는 다음 세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자기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둘째, 학생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셋째, 자기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직 교사가 자기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자기가 남만 못하지 않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월감에 사로잡혀 방자해져서는 안되며 반대로 열등감에 빠져 비굴해져서도 안됩니다.

자기 자신이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인정한다는 것은 사람이 이 세상을 보람차게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며 그것은 교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에게 있어 더욱 그러합니다.

다음으로 자기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늘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남들이 하는 일들이 부럽게만 보이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지극한 정성을 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오만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일들에 맞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일이 그렇게 나뉘어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각각 다른 일을 맡은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도 문제는 크겠지만 그 중에서도 남을 돕는 일을 맡은 전문직종사자가 자기가 하는 일에 보람을 못 느낀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 될지 모르는 것은 학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일입니다.

예전 사람들이 가졌던 교사의 이미지는 늘 비판하고 야단만 치며 절대로 웃는 낯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문득 어느 선배님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교육은 결국 서로의 만남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수업시간에 무심코 던졌던 한 마디가 학생에게 감화력을 주어 그 학생의 새 가치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선배님의 체험담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여배우의 사진을 보고 있어서 “애야, 네가 지금 그래야 할 사람이냐?”하고 정중하게 충고 한 마디를 하고 그 선배님은 수업을 계속했었고, 그런 말을 했었던가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 후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 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선생님을 찾아 온 그 학생은 제가 방심해질 대마다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인 “애야, 제가 그래야 할 사람이냐?”라는 그 한마디가 큰 자극이 되어 지금은 이만큼 계획했던 대로 의과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무슨 일이나 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선배님이 무심히 던진 그 한마디는 그 학생에게 기대에 어긋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이 말을 강한 충격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평범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일화입니다.

교육이란 그 만남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것은 실감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