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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선 칼럼>축제 그 아름다운 이름으로 | | | 입력시간 : 2009. 05.02. 00:00 |   |
메마른 대지에 축제가 한창이다. 전 국민이 하나 같이 손을 들어 신명으로 박수를 치면서 즐기고 환호하는 봄비의 대향연이 기축년의 풍년과 풍요를 기원하는 듯, 신명으로 전국을 적시고 있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봄비란 말인가? 하여 모두가 가슴을 열고 두 손을 모아 지는 꽃쯤이야 아랑곳 하지 않고 자비로 은혜로 내리는 봄비의 향연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무심인 듯 유심으로 내리는 저 봄비, 온 국민이 진심으로 목 놓아 부르는 봄비의 찬가를 들으며 난 가만히 우리 주변의 축제를 생각해 본다. 축제라 했거니와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가운데 하나가 축제가 아니던가? 고구려, 부여 시절부터 우리 민족이 하나로 즐겨했던 축제, 그 연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매우 오래되었음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우리 지자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축제를 통하여 지역을 알리고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음 또한 사실이다. 왜 그럴까? 축제에 대한 개념의 부족이다. 축제를 통하여 지역을 알리고 지역의 부가가치를 창조하겠다는 그 사고의 방향이 문제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축제는 본래 누구에게 보여주고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접근법에 의한 축제는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었다. 축제의 주인공은 언제나 그 지역민이어야 하고 축제의 내용은 지역민을 위한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아쉬움 천만이다.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 우리는 그런 축제를 원하는 것이다.
또 하나 축제에 대한 큰 그림의 부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축제를 하기 전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다음 그에 따라 하나 둘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축제의 진행자가 바뀌고 주도자를 달리함에 따라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내용을 보완 또는 변경하다보니 일관성이 없고 전체적인 균형 감각이 없음이 사실 아닌가. 함평의 나비축제를 본다.
함평 나비 축제는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위상이 정립되었거니와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함평여중 등 학교 교정을 축제의 무대로 적당히 잘 활용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물론 축제 기간 동안에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지역의 축제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케 함으로써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머잖은 시기에 지역의 주인으로서 지역을 아끼고 사랑할 청소년들이기에 축제의 일부분은 당연히 그들의 몫이 되어야 함은 재언을 요치 않을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진행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겠다.
또한 학교 교정에서 학생과 주민이 하나 되어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재원의 양성이 시급하다. 따라서 함평의 나비축제나 국화축제를 기획하고 이끌어갈 재원 양성 기관의 설립은 우리 시대 어른들의 중차대한 임무이다. 강진의 경우 영랑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축제가 영랑문학제란 이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학술대회는 그 가운데 꽃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랑 개인만을 위한 학술대회는 머잖아 그 소재가 고갈되기 마련 아닌가? 따라서 영랑문학제의 학술대회는 강진을 빛낸 여러 문학인을 대상으로 기획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영랑이 있기까지의 문학적 전통과 시사적 맥락 속에서 그 정체성이 보다 분명히 드러날 것이고 계승될 유산이 잉태된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소재의 풍부함과 다양함에 군민 참여도는 제고될 것이며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요컨대 함평은 나비효과를 극대화 하고 군민의 자발적 참여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하여선 생태 및 환경과 관련된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히 요청된다. 강진 또한 소재의 다양함과 주민 관심도의 제고, 그리고 전문성을 위하여선 강진 문학사를 빛낸 조선시대 시인들을 대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군민의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한선<전남도립대 교수·광주예총 부회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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