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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점성술을 탄생시킨 주역은 그리스인들이다. 특히 기원후 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지리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시간과 날짜가 표기되어 있는 천궁도를 만들어 점성술을 체계화하는데 이바지했다.

그 후 장 바티스트 모렝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자료를 17세기에 새로 발표된 이론에 접목시켜『갈리카 점성술』을 저술했다. 이렇게 볼 때 모렝을 현대 점성술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과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루익상부르 공작의 사설 점성가로서 활동하다가 1630년 콜레쥬 드 프랑스의 수학교수로 임명되었다.

한데 한국의 황태연 교수가 10개월 전 ‘주역(周易)’의 뜻풀이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죽도록 고생만하고 곤궁해진다.”고 ‘노무현 게이트’를 예언했다.? 정치학자이자 동양고전 전문가인 황태연 동국대교수가 작년 7월 낸 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몰락’을 예견한 듯한 부분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황 교수는 출간한 ‘실증 주역’ (청계) 중 제 36괘 지화명이(地火明夷⦁해가진 어둠의 괘)를 해설한 부분(568쪽)에서 “어느 재야 역학자가 2002년 초에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을 두고 점을 쳐 이 괘의 한 대목을 얻었다.”고 했다.

이 대목은 ‘해가 뜨고 지는 하루 중 이른 아침인데, 날면서 날개를 드리우는 상이로다. 군자가 집을 떠나 떠돌도다. 3일을 먹지 못하리로다. 떠나가 있는 곳에서 주인의 말씀을 들으리라’는 내용이었다. (이상 황태연 교수 번역) 황교수는 이 괘를 2002년 말에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고 했다.

인생운으로서는 의리상 밥을 먹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며 고생하던 중에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 점차 하늘 높이 비상해 나라나 집단의 정상에 등극한다. 그러다가 참언자를 중용해 저지른 실수로 인해 점차 추락, 밥을 굶을 정도로 고심하거나 밥을 먹지 못하고 요절한다.

사업운으로서는 일단 나아져 한동안 번창하지만, 번영기에 뿌린 불행의 씨앗이나 참언을 듣고 저지른 범법의 실수로 인해 점차 몰락해간다. 마침내 관청의 추적으로 이리저리 전전하고 허덕이다가 부도를 맞거나 폐업하게 된다.

황 교수는 이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생에 대입해 해설했다. 부산에서 두 번 낙선하는 동의를 위해 녹을 먹지 않고 전전하던 중, 그것을 가상히 여겨 ‘바보 노무현’을 연호하는 ‘노사모’의 갑작스런 부름을 받고 경선과 선거에 연승해 나라의 제주(祭主)가 된다.

그러나 등극과 함께 386참언자들을 중용해 국정을 망치고 물러나 몰락한다. 끝내는 대통령 시절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죽도록 고생만 하고 정치적으로 곤궁해진 가운데 권력을 잃는다.

황태연 교수는 김대중 정부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으며, 2004년 새천년 민주당 부설 국가전략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5년 임기 중 많은 업적을 남기고 고향 봉화로 금의환향했다. 전직 대통령이 시골 고향으로 낙향한 일이 처음이라 국민의 관심과 찬사도 높았다. 따라서 고향 봉화는 관광지로 태어났다.

한데 ‘노무현 게이트’가 터지면서 생계형 범죄 운운하며 비웃던 언론들의 야비한 공격으로 그는 끝내 넘어졌다. 그래도 미개인처럼 이런 행동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목숨을 끊고, 국민을 슬프게 했는데 운명이라고 해야하는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권력의 거만, 헐뜯고 모함하고 사지로 내몬 심보들, 이런 자들이 나서서 충무공을 죽이고, 전봉준을 죽이고, 백범 선생을 죽였듯이 또 좋은 정치인 한 사람을 죽였다. 스스로의 과오를 용납하지 못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지켜주지 못한 자들 다 용서하고, 갈등과 반목이 없는 곳,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는 곳으로 갔으니 편히 쉬소서. 국민은 당신을 영원히 기억 할 것이니...

고운석<시인. 발구발전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