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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는 솔, 정구지, 남자의 양기를 돋우어주는 풀이라 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한다. 같은 뿌리에서 계속 베어내도 잘 자라는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정력채소로 알려져 왔다.‘ 게으름뱅이 풀’ 이라고 불리울 만큼 부추를 먹으면 일할 생각은 안하고 성욕만 생겨 게을러 진다고 할 정도다. 풀에서 나는 젖이란 뜻으로 ‘초종유’ 라는 별칭도 있다.

부추를 한문으로 ‘구(韭)’라 하는데, 부추가 자라는 형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추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한나라 때부터 부추 파 배추무리는 겨울에 온실재배를 했다.

상병화의 「역대사회속사물고」에 보면, 바닥엔 구들을 놓아 불길이 통하게 하고 그 위에 흙을 깔고 시비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북쪽 벽을 높게 하고 남쪽 벽을 낮게 해서, 볕을 들이고 종이문을 달았다. 그렇게 온실재배하여 한겨울에 돋아나는 노란 부추싹은 ‘황구(黃韭)’라 해서 귀족들 밥상에 올랐던 귀물이다.

흔히 부추를 찬양해서 오색(五色) 오덕(五德)을 갖추어 이를 먹으면 심신이 고루 좋다고 믿었다. 줄기는 희어 구백(韭白)이요, 노란 싹이 구황(韭黃)이며, 파란 잎은 구청(韭靑), 붉은 뿌리가 구홍(韭紅), 검은 씨앗이 구흑(韭黑)으로 바로 오방색이다.

그 뿐 아니라 부추에 오덕이 있어 ‘채중왕(菜中王)’이라고도 한다. 날로 먹고, 데쳐 먹고, 절여 먹고, 오래 두고 먹어도 좋고, 매움이 일관해 변하지 않음으로 오덕이라 했다.

우리나라 문헌에 처음 부추가 등장하는 것은 고려 때의 「향약구급방」으로 약재로 나온다. 부추는 3～5월이 제철로 잎이 짧고 부드러우며, 녹색이 짙고 윤기가 나는 것이 약효도 많다.

강력한 암예방 식품인 부추는 비타민A,C,E가 많다. 독특한 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비타민B1의 흡수를 돕고, 혈액을 정상화하고 세포에 활력을 주는 힘이 있다.

부추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것은 부추의 성분이 자율신경을 자극해서 에너지 대사를 향상시켜주기 때문이다. 또 위장과 내장의 상태를 조절해 주어 좋은 영양식품이다. 감기에 고생하는 사람과 냉증이나 부인병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야채이다. 평상시에 계속해서 먹으면 중풍에 안 걸리고 강장효과가 있으며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창자를 튼튼하게 한다.

만성요통일 때는 부추 달인 물에 청주를 타서 마시면 몸이 따듯해져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위장이 약하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설사를 하기도 하므로 주의한다.

체력이 떨어져 밤에 잠을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거나, 스테미너 부족을 느낄 때 부추즙이나 부추탕을 마시면 효과적이다. 부추는 씨에도 강한 약효가 있다. 한약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하루에 30알을 3회로 나누어 공복시에 먹는다.

그러면 몇가지 부추요리를 알아보자. 부추된장국은 부추의 칼륨성분이 나트륨과 결합해 체외로 배설되기 때문에 소금의 과잉섭취의 피해를 줄여 부족한 비타민을 보완해준다.

양기를 강화하고 정혈을 길러준다는 부추죽, 부추를 양념장에 무친 부추겉절이, 삶은 부추에 생선묵을 넣고 겨자 초된장으로 무친 부추겨자초, 삶은 부추와 당면을 넣어 볶아낸 중국식 부추무침,부추에 밀가루를 풀어 지진 부추전,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낸 부추잡채, 부추꽃줄기를 볶아서 양념한 부추꽃볶음도 별미다. 부추즙에 청주를 조금 섞어서 잠자기 전에 마시면 불면증인 사람도 숙면할 수 있다.

서양에서 부추는 식용 이외에 외상이나 손 튼데, 동상 등에 잘 듣는다고 했다. 로마의 네로 황제는 연설할 때 목청을 좋게 하는 약으로도 상식했다고 한다.

김정숙<전남과학대학호텔조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