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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서거(逝去)에 대하여 한 시대의 큰 별이 졌다는 말을 한다. 인동초같은 삶을 사시면서 범인(凡人)들은 감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실천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의 정치적 역경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고(故) 박정희 전(前)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두 분은 악연의 수례였지만 모두 시대적으로 영웅적 일들을 하셨고, 그 업적은 우리 민족사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두분의 정치적 운명에서도 최대의 경쟁자이며, 정적 (政敵)의 함수가 성립되고 있기도 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 군사혁명으로 산업화의 시대정신을 불굴의 사명으로 빈국(貧國)의 대한민국을 산업국가로 변모시켜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하셨고, 새마을 운동으로 우리 국민이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정신문화를 가슴속에 심게 되었다는 것은 바로 국민의 정신혁명이며 커다란 자산을 만들어 주었다고 할수밖에 없다.

반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주장하셨고, 민족분단의 뼈아픔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햇볕정책을 실천하시면서 통일조국을 실현하기 위한 불굴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시대적 영웅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조국통일의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채 우리곁을 떠나고 말았기에 더욱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가상하여 두분의 지도자가 연결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는 개발독재의 시간이 좀 더 연장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조금만 더 빨리 통일업무를 시작하셨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우리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냉전(冷戰)이 한창이었던 당시 국제정세를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천부적인 정치감각을 발휘하여 남한만의 정부를 수립하여 대통령직에 올랐지만 봉건적인 고집과 과도한 정치욕 때문에 자유민주주의의 싻을 키우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정치수안으로 6.25의 남침을 막았고 국제원조의 길을 열었다고 볼수있다.

반면 김구 선생님은 나라를 위한 진정성과 민족을 아끼는 충심으로 우리의 심금을 울렸으나 국제정세에 어둡고 완고한 성격탓에 선생님의 길은 좌절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두분의 사이에서 또 한번의 안타까움을 갖는다. 만일 두분이 손을 잡고 내치와 외치로 나누어 우리민족을 이끌어 나갔다면 오늘날의 분단의 아픔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든다.

아무튼 우리민족사에 자랑할만한 큰 별들은 많았다. 그러나 정적에 꺽이고 매몰된 역사는 지을 수가 없게된다. 하지만 서로가 화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된다면 희망이 보이는 민족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국장에 조문을 와주신 북한 대표에게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어려울 때 서로를 위로하고 환난상휼(患難相恤)정신을 발휘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큰 별은 우리곁을 떠나셨지만, 그분의 뜻과 같이 남북화합은 물론 동서화해의 장을 여는 모습이 아름답다. 봉하마을 사람들이 하의도 사람들을 위로하고 상도동과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손을 맞잡는 모습은 고인의 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생각이 화합과 용서를 선도하시고 민족의 평화통일을 염원하시면서 북한동포에게 햇볕정책을 내세웠던 일은 우리민족사에 영원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님은 가셨지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행동하는 양심의 빛을 남겨주셨기에 우리들은 님을 떠나보내지 않고 있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