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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와 하남, 광주(廣州)시가 내년 지방선거 이전을 목표로 통합을 본격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성남시 인구는 95만명, 하남시 15만명, 광주시 24만명으로 세 도시가 통합되면 인구 134만명으로 머지지 않아 광주(光州)를 능가할 것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지방 민주주의를 후퇴시키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구를 변경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면서 "국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간 자율 통합을 결정할 경우 9곳의 통합을 우선 추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목포, 무안, 신안군과 여수, 순천, 광양이 거론되고 있으며, 전북의 전주, 완주와 무주, 진안, 장수가 거론되고 있다. 충북의 청주, 청원이 거론되고, 경남의 마산, 창원, 진해와 통영, 거제, 사천, 진주가 거론되고 있다.

시, 군, 구 행정체제 골격은 대한제국 시절인 1896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100년 전, 200년 전 기준으로 좁은 땅덩어리를 230개로 쪼갠 행정체제가 교통,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오래 전 구획된 행정구역이 유지되면서 지자체 간 인구, 예산의 격차가 굉장히 커졌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가 13곳이고, 3만 이하 군도 12곳이나 된다. 인구가 많건 적건 똑 같은 조직을 설치해 행정낭비가 보통 심한 게 아니다.

인구 50만이 넘는 지자체는 인구 1000명당 평균 공무원 수가 3명밖에 안 되는데, 인구 3만 명 이하 지자체는 21명이나 되어. 통합되면 낭비와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지방행정체제를 광역화 방향으로 재편하자는 건 작년 민주당이 당론(黨論)으로 주장하고 한나라당이 응했던 사안이다.

올 6월엔 국회에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도 출범했다. 국회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행정구역의 통합과 광역화에 찬성하다가도 각론에 이르면 딴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자신의 선거구가 없어질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공무원들 역시 조직 축소 가능성을 걱정해 은근히 반대하고 규모가 작은 지자체는 이름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돌아서는 등 숱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지자체 통합이 결실을 거두려면 우선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현직 국회의원들의 선거구 변화와 축소를 최소화하고 지자체 통합 후 5년, 10년 뒤엔 지역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손에 잡히듯이 지역 주민에게 보여줘 지역주민들이 통합을 밀어붙이는 압력단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2007년도에 여수, 순천, 광양 시장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여 하나의 도시로 이루어져야 할 순천시와 광양시가 순천대 이전 문제로 갈등에 휩싸였다. 광양시가 순천대를 유치하려 하자 순천시가 반대하고 나섰고, 광양시는 공대 캠퍼스만 따로 지어 옮기는 작업을 추진했는데, 순천 시민들은 대책위를 만들어 공대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목포 권도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목포, 무안, 신안이 합쳐지지도 못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무안군이 소외되거나, 손해를 많이 볼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통합을 위해서 무안군에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

광주시도 광역시이지만 인구나 면적이 너무 적어 주변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 담양군이 광주에 통합되기를 원하고 있고, 전남, 북을 이어주는 호남권 중심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전남 속의 섬이 될 것이 아니라, 광주와 접하고 있는 담양군과 장성군을 합쳐 국제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자율적 통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당근을 제시했지만 통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역시 해당 시, 군, 구 지역주민들의 여론이다.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기초자치단체의 통합건의를 받아 해당 지역 지방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주민투표를 하는 방법으로 연말까지 통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통합 과정에서 지역사정에 따라 이런 저런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중앙정부와 해당 지자체, 지방의회는 통합의 당위성과 기대효과, 향후 계획 등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율적인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민주적인 의견수렴과 공론화 등 절차적 자율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강원구<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동신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