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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협의회중앙위원회는 지난 8월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013년에 열리게 될 제10차 총회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10개 나라에 350여 개의 교단으로 약 6억명의 교인을 갖고 있는 대단한 위상을 자랑할 만한 개신교(改新敎)의 통합종단이다.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 온지 120년 정도로 비교적 짧은 역사이긴 하지만 세계선교역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인구의 25%정도가 기독교인이고 세계10대 대형교회가운데 가장 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하여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등 일곱 개의 교회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선교역사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120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교육운동과 인권과 민주화운동, 남북화해운동과 사회복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큰 괄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잘 알고 있듯이 구한말의 고통스러운 역사 속에서도 민족의 주권운동은 물론 선지식의 보급을 위해 개화(開化)정신을 바탕으로 배재, 숭실, 연희, 이화, 삼육과 같은 교육활동으로 민족의 신지식 계몽운동(啓蒙運動)에 앞장섰고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을 위한 구국활동에 참여하여 독립단체와 민간인사이에 교두부(橋頭堡) 역할을 솔선했고, 광복이후에는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서기도 한 선구적 역할을 했던 기독교정신을 본받자는 주장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리고 남북화해운동에 견인차 역할을 하여 민족애를 발휘하고 있는 점도 갈채를 보낼 만하다. 더욱이 2013년에 기독교올림픽과 같은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기독교발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고, 기독교 지도자 7천여명이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우리의 위상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본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될 것이며, 세계적 기독교인들의 눈에 대한민국의 거룩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떤 행사이건 옥에 티는 있을 수 있지만 짧은 역사 속에서 이토록 발전되어 있고 기독교인들의 사명의식이 성경의 범주를 넘어 인류에 공헌하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중요시하는 활동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구촌에는 수많은 종교군이 있다. 이들은 분쟁과 투쟁이 끝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종교군은 분쟁과 투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자랑일지도 모른다. 물론, 보수와 진보적 성향이 있는 쌍벽은 있다. 그러나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된데는 보수세력의 김삼한 목사님과 진보세력의 박종화 목사님이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총회를 준비하는 기간이나 총회의 절정에서 세계적 종교분쟁을 종지부할 수 있도록 만방에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의 축이 서구중심에 있다 할지라도 꽃과 열매가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미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5월과 8월에 두 분의 전직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다양한 종교의식을 치른바있다. 이는 곧 우리 땅에는 신앙의 동맥이 분쟁을 초월한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제10차 기독교인들의 총회를 계기로 한국의 교회가 종교공동체의 모범이 되고 있음을 보여줄때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의 역사는 더욱 밝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