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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노인의 지혜(智慧)를 활용해야!. | | | 입력시간 : 2010. 01.09. 00:00 |   |
며칠 전 노인협회에서 축사할 기회가 있어‘노인의 지혜를 활용하자’라는 말을 하였다.
지식(知識)은 지혜(智慧)와 구별되기도 한다. 지식은 아무리 집적(集積)되어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하여 해답을 주지는 않고, 해답을 주는 것은 지혜이기 때문이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있는 배관(配管)업체 미얀마드사(社)에 일하는 80대와 90대 노인이 수두룩하다. 생산량의 90%를 세계로 수출하면서 연간매출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생산라인에 일하는 할아버지가 젊은 작업자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노동을 한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이 이렇게 노인을 활용하는 것은 인력부족 때문이 아니라 인생 경험(經驗)과 지혜를 활용하겠다는 의도이다.
한국은 이미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선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50년이 되면 35%까지 늘어난다. 급속히 늙어 가는 대한민국에서 고령자 대책이 그런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삶의 활력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구학자 폴 월리스는 고령화 사회가 세계경제에 줄 충격을 지진에 비유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쯤 세계 경제는 뿌리째 흔들리는데, 그 강도가 리히터 규모 9.0에 달한다는 예측이다.
일본은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정년연장법을 이미 시행했는데, 90% 이상이 일단 퇴직시킨 뒤 재고용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역 때보다 낮은 임금을 주고 퇴직자의 지혜를 사는 셈이다.
해외근무 퇴직자들의 해외 재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받았더니 신청자 800여명 중 70%가 60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일부 기업에선 자문역, 상담역, 고문 등을 두고 있지만 형식적인 자리에 그치고 있다.
사람은 오래 살면 살수록 경험을 많이 쌓아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지혜를 얻게 되지만, 물건은 오래되면 될수록 쓸데없게 되고 만다는 뜻으로, 경험 많은 노인의 지혜로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등이 몹시 굽은 한 노인이 과일 나무의 묘목을 심고 있었다.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모습을 보고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께서는 그 나무의 열매가 언제쯤 열릴 것 같습니까?" "한 30년쯤 지나면 열리겠지".
나그네는 웃으면서 다시 말했다. "노인께서는 저 나무의 열매를 맛보시려면 오래 사셔야 겠습니다." 노인은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내가 어렸을 때는 우리 과수원에 과일이 많이 열렸는데, 그 나무들은 내가 태어나기 수십 년 전에 우리 할아버지께서 심어 놓으신 것이었지. 그리고 저기 보이는 제법 큰 나무들은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심은 나무들일세. 우리 아버지는 생전에 저 나무들의 열매를 맛보신 적이 없었지. 이제 내가 심는 이 나무의 열매는 내 손자들이 맛볼 수 있지 않겠나?".
지식과 지혜를 엄격히 구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구별하는 방법은 있다. 70년대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수족관을 만들어 대서양 물고기를 넣었지만, 태평양 물고기를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밴쿠버에서 태평양 물고기들을 기차에 싣고 오기로 하였다. 수족관 직원들이 기차 칸에 싣고 올 때, 그대로 싣고 오면 다 죽으니까, 물 속에 산소 공급을 계속해 주기로 하였다. 그러나 일주일 걸려 토론토에 도착하자 모든 물고기가 죽고 말았다.
산소를 공급했지만 기차 멀미로 죽는다는 것을 몰랐다.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매 한가지였다. 그러자 늙고 허름한 어부 한 사람이 와서 “기차 칸에 물고기를 넣을 때 문어를 5마리 정도 넣어 보십시오” 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걱정은 되었지만 한번 시험해 보기로 하였는데 대성공이었다. 물에 산소를 넣어주면 물고기가 살 수 있다는 것은 지식이다. 그러나 물고기는 멀미로 다 죽었다. 늙은 어부가 문어를 넣으라고 하는 것은 지혜다.
아무리 높은 지식이 있다하더라도 경험이 없으면 부족한 것이다. 요즈음 우리 지역은 무안공항 문제로 시끄럽다. 무안공항이 좋다고 말한 사람들은 지식은 있으나 오랜 경험과 지혜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즈음 미국이나 서양에서는 노인의 지혜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배워야 할 것이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동신대 초빙교수>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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