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10년간의 진보정권이 끝나고 보수정권이 등장한 때부터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기는 하지만, 지난해도 퍽이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명박정부가 그 명운(命運)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4대강사업’과 ‘세종시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극한대치가 계속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것이 나라 전체의 대립과 분열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낙후의 대명사로 지목되어온 호남지역의 균형발전문제가 언론과 국민들의 시선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의 발표에 의하면 호남지역의 개발예산이 영남지역의 1/1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실로 중대하고도 심각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희망적인 이야기도 없지 않습니다. 광주의 수출액이 광역시 가운데 1등을 했다고 하고, 어떻든 광주의 예산이 ‘3조원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수출액이 늘었다고 하여 그것이 곧 ‘시민의 삶’ 향상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고, 예산이 늘었다고 하여 그것이 그대로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오느냐 하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남이 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는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국회에서의 의결이 남아있지만 2010년 예산에 우리지역이 요구한 예산 배정이 결코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개발 쪽에 돈을 쓰다 보니 복지 쪽 예산이 자꾸 줄어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입니다.

필자는 원래부터 공산주의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생산력의 감퇴가 심각하고 결국은 ‘빈곤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 하에서 인민의 삶은 더욱 곤궁해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고르게 잘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초기 공산주의자들의 이상(理想)은 우리 같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반드시 수용해야 하며, 그 길을 통하여만 자본주의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난날 공산주의 국가들도 자본주의의 좋은 점을 수용하였더라면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共産圈)의 몰락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개발로부터 소외되었던 우리지역에도 이곳저곳 개발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도 없지 않고, ‘억대 거지’도 없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개발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의 주인(主人)은 지역민입니다. 소수 관료도, 기업인도 아니며, 몇몇 정치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현대사회에서 대의제(代議制)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 내용물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2010년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가 치루어 지는 중요한 해입니다. 대표를 제대로 뽑는 일이야말로 지역의 장래를 결정짓는 관건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 이 일에 함께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고향과 지역을 위해 헌신해온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가려야 할 것이며, 말(言辭)만 번지르한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묵묵히 선(善)을 실천해온 깨끗한 인물을 찾아내는 일, 이 일에 시민사회가 관심을 돌려야 하며, 시민단체들은 이 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희망의 공동체를 만드는 일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남도포럼 회원 여러분들이 이 일에 앞장 서주시기를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오수열 교수<전남대 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