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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韓非子)제21 유노(喩老)편에는 제궤의혈 堤潰蟻穴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한다.

이 말의 뜻은, 큰 방죽도 개미 구멍으로 무너진다 즉 사소한 결함이라도 곧 손쓰지 않으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는 사소(些少)한 실수(失手)로 큰일을 망쳐버림을 비유하는 말이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비롯되며,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일을 잘 다스리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것이 작았을 때 해야 한다. 때문에 어려운 일은 쉬운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큰일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 구멍으로 무너지고, 백 척이나 되는 방도 굴뚝 사이의 불티로 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千丈之堤, 以루蟻之穴潰, 百尺之室, 以突隙之烟焚). ....

이것은 모두 아무 일도 없을 때 경계함으로써 어려움을 피하고, 작은 일을 경계함으로써 큰 화(禍)를 멀리하는 것이다.

또 小貪大失(소탐대실) 이말 역시 적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가 우리주위에는 너무 만다.

권력을 얻기 위해 일을 저지르다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는 판국으로 치닫게 된다.

최근 선거 판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장, 이장선거, 또 무슨 단체장 선거에서 자기 자신의 이득을 얻기 위해 술수를 쓰다가 큰 일을 치르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우리가 언론에서 보고 듣는 경우는 정도를 걷지 않고 다른 길을 걷다가 문제가 확산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선거판에서는 당선을 목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일을 모략과 모함을 하다가 큰 그물에 걸리는 경우 즉 당선 무효는 물론이지만 사회와 격리되는 경우를 우리는 볼 수 있다.

즉 돈을 쓰다가 단선 무효가 된다거나 공천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모략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우선 거짓말을 해서 그 자리는 모면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 감추어질지 몰라도 언제 가는 밝혀지게 되어있는 것이 세상의 윤리이자 현실이다. 이제는 자중해서 정론만을 편다면 결코 거대한 뚝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최재승<파인뉴스 편집인. 자유기고가. 재광벌교향우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