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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나이에 시집가 죽음을 맞이한 베트남 여인의 죽음에 대한 현지인들의 분노가 커져 가는 가운데 베트남 넷은 한국에서 거주한다는 한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100명 가운데 만족할만한 수준의 생활을 하는 사례는 2∼3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주장을 인용하며 이런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제결혼의 정확한 실상과 문제점 및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신매매’ 성향이 강한 지금의 국제결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캄보디아의 사례를 교훈 삼아 “한국인 남성과의 결혼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트남 대사가 새로 부임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화산 이씨 종친회다. 화산 이씨는 베트남의 리왕조(1010~1226)가 망하자, 왕의 숙부 이용상(李龍祥)이 화를 피해 망명길에 올라, 황해도 옹진군 화산에 도착하였다.

1995년 화산 이씨 종친회에서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한 3부 요인들이 나와 이들을 껴안고 '7백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후손'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며, 그들에게 베트남 국민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엄격히 말하면 남방계와 북방계가 혼합되어 있다. 당(唐)나라시대 수도인 서안(西安)은 5%의 외국인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관리를 임명할 때 내외국인을 구별하지 않았다.

난을 일으킨 안록산은 이란 계이며, 어머니는 돌궐 족이었다. 고선지 장군은 고구려 유민, 장보고 장군이나 최치원 선생은 신라인으로 출세한 인물들이다. 산동성 석도(石島)에 장보고 장군의 적산법화원이 있으며, 그의 동상과 기념관이 있다.

장보고를 해신(海神)이라고 불렀던 엔닌(圓仁)의 기념관도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많지만, 대부분 중국인들이다. 법화원을 관리하는 장영강(張永强)사장이 “장보고 장군은 한국에서 키워주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키워주었다” 라는 말을 들었다.

강소성 양주(揚州)에 가면 최치원 선생의 기념관이 있으며, 그의 일대기와 벼슬했던 기록들이 있으며, 그곳에서 지은 한시 추야우중(秋夜雨中), 계원필경은 유명하다.

중국 남창(南昌)은 우리나라 나(羅)씨들의 선조가 살았던 곳이다. 8천명이나 살고 있는 나가촌(羅家村)을 방문했을 때 고위직들이 나와 열렬히 환영해주었다.

나주시와 남창시간에 자매결연을 맺고, 남창시 시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나주를 찾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민족이 이 땅에 살아온 예는 너무나 많다. 원나라 제국대장공주를 수행한 위구르 출신 장순룡(덕수장씨),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이었던 만주족 장수 이지란(청해이씨), 임진왜란 때 조선에 귀순해 조총 기술을 전한 왜장 김충선(김해김씨) 등 많은 이방인이 이 땅에 후손을 남겼다.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은 백여 민족국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도 56개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살면 살수록 단일민족보다 좋은 점이 많다.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너무나 강조하다보면 우리편이 아니면 남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하나로 강하게 뭉치는 것 같지만, 조금만 어긋나면 다시 급속도로 나뉘어 진다. 우리처럼 지역감정이 유난히 많은 것도 그러한 이유다.

우리는 외국인 100만 명이나 살고 있으며, 국민 8명당 1명이 국제결혼을 하는 시대다. 사르코지는 헝가리 이민 출신으로 프랑스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한민족은 같은 지역에서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정신적 의미의 단일민족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더 이상 핏줄을 중심하고 민족을 논하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다.

꽃들도 자기의 씨를 받지 않기 위해 수술과 암술이 피는 시간이 다르다. 그것은 잡종이 순종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국제화시대를 맞이하여 혼혈아들이 많이 불어나고 있다. 그들을 우리 국민으로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겠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 수 있다는 것과 유능한 외국인들이 쉽게 귀화할 수 있도록 해야 선진국이다. 관광공사 사장을 독일 출신에게 맡기기도 했다. 우리는 외국인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때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호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