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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우리에게 친근한 이 동요에는 정겨운 고향의 꽃으로 살구꽃을 꼽고 있다.

살구나무는 장미과에 속해 있어 4월에 잎보다 먼저 화사한 꽃이 피었다가 아차 하는 순간 사그라진다.

나무(木)에 열매(口)가 주렁주렁 다린 모양을 본따서 ‘행(杏)’ 이라 부른다. 열매는 매실과 비슷한데 , 맛이 시면서도 달기 때문에 ‘ 달달한 매실’ 이라는 뜻으로 ‘첨매(甛梅)’라 부른다.

살구는 다른 어떤 과일보다 비타민 A의 선구물질인 카로틴이 많이 들어있어 아름다운 오렌지 빛을 띤다. 잘 익고, 말리지 않고, 색깔이 짙은 살구의 카로틴 함량이 특히 높다. 100g의 살구에는 성인의 하루 섭취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700IU의 카로틴이 들어있다.

살구는 인과 마그네슘을 비롯한 미네랄 염이 많기 때문에 지능에 좋은 것은 사실이다. 살구가 기억력을 좋게 해주고, 적혈구의 수를 늘려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중요한 미네랄과 함께 마그네슘, 인 외에 차아에 좋은 플루오린 등의 미량 원소도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성장에 좋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해주며, 빈혈에는 소의 간만큼이나 좋은 효과를 내고, 시력을 좋게 해준다. 살구 5~10㎎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감염을 막아준다.

진해, 거담작용, 호흡기 질환을 다스린다. 끈적거리는 가래를 삭히며 특히 감기기침에 효과가 크다. 위를 편안하게 하며 대장운동을 촉진한다. 특히 기가 허하고 장이 메말라서 오는 습관성 변비를 개선한다. 피부를 하얗게 윤기나게 하는 피부미용제로 쓰인다.

기미에는 행인을 가루 내어 5g을 달걀흰자 1개에 고루 개어 팩 재료를 만들어 취침 전에 얼굴에 고루 바른다. 20~30분 후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다. 여드름에는 살구씨 기름을 바른다. 중이염에는 행인을 검게 볶아 가루 내어 물에 개어 솜에 사서 귀에 꽂는데 하루에 3~4회 갈아준다.

옛사람들은 산길을 갈 때 살구나무로 만든 지팡이나 목탁을 들고 다녔는데, 그렇게 하면 맹수가 덤벼들지 못했다고 한다. 또 죽은 후에 살구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고 싶어했는데 악령이 영혼을 괴롭히지 못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살구는 5천년 전에 이미 중국에 있었던 과일이다. 중국 한나라 후관에 살던 ‘동봉‘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독약을 먹고 죽은 지 사흘이나 되는 시체를 살린 의사로 중환자에게는 살구나무 5그루를, 경환자에게는1그루를 심으라 권했다.

그러기를 수십년, 어느덧 동네에는 10여만 그루의 살구나무로 숲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엄청난 살구가 열리자 그는 동네 사람들에게 곡식을 가져와 그 값어치만큼 살구를 따먹으라고 했는데 이렇게 모아진 곡식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었다. 그래서 그 후부터 인술을 벺는 의사를 ’행림‘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동양의 살구는 주로 집에서 말리거나 절임을 만드는데 쓰고, 중동의 식품상들은 대바구니에 넣어서 판매한다. 이런 살구는 워낙 달아서 말리기만 해도 설탕에 절인 것처럼 보이고, 과자를 만들때 많이 쓰인다.

마음이 흐트러졌을 때 먹으면 좋은 과일이다. 말린 것이나, 절인 것이나 상관없다

석회가 많거나 자갈이 많은 토양을 좋아하는 살구나무에게는 가뭄도 심각한 문제다. 기뭄이 들면 하룻밤 사이에 접목이 망가져 버리고 며칠 안에 나무가 수축된다.

동양의 살구는 주로 집에서 말리거나 절임을 만드는데 쓰고 중동의 식품상들은 대바구니에 넣어서 판매한다.

작가 퐁트넬( 1657-1757)은 백 살까지 살았다. 그 비결은 ‘ 왕실 과일이고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살구’를 많이 먹는 것이었다고 했다. 싱싱한 것이나, 말린 것이나 절인것이나 상관이 없었다.

김정숙 교수<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