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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8월말 부동산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에 과연 이번 대책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 것인지를 놓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밝힌 8월 부동산정책의 첫 번째 원칙은 거래투명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이를 기반으로 그동안 일부에서 ‘구멍세’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부동산 관련 세제를 보완하고 합리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가 밝힌 부동산 대원칙에 대해 여론의 방향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80% 이상의 응답자가 정부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다르다. 정부가 밝힌 대원칙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거래투명성을 높이고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할 것인지를 놓고는 이견이 분분하다.

정부, "8월말 강력한 거래투명화 방안 내놓겠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는 현재 언론보도를 통해 거론되고 있는 당정의 부동산거래 투명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고 이를 토대로 상습투기자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나섰지만 구체적인 실효성이 결여돼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일부 언론과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책이 다주택 보유자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정책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거나 조세저항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제도 도입에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거래 투명화 방안을 둘러싼 이와 같이 상반된 입장 속에서 정부는 일단 8월말 발표 전까지는 최대한 신중하고 치밀하게 관련 사안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책 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중계약 관행 깰 수 있는 유력한 방안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2차 당정협의회에서 논의한 거래투명화 방안 일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정협의회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신고할 때 실거래가가 등기부에 기재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거래가가 등기부에 기재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윤순철 경실련 정책실장은 “등기부에 허위로 실거래가를 기재하는 경우 사문서 위조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현재 검인계약서가 있지만 주택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가격을 허위로 기재하는 게 관행이 되어 있다”며 “실거래가를 등기부에 기재하도록 하면 이런 관행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도소득세나 보유세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거래가 파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부동산 정보관리법을 제정하여 부동산에 대한 소유, 거래, 납세 정보를 상시공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태용 공인중개사도 “실제로 법인 같은 경우 실거래가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등기부에 실거래가를 기재하도록 하면 이중계약 관행을 없애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실거래가 신고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8월말 대책에도 그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1가구 1주택 비과세 논란은 여전

한편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문제는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민주노동당 등에서는 현재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제도를 소득공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비과세 제도가 거래 투명성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며 제도 전환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참여연대는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는 비과세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에 대한 신고조차 할 필요가 없다”며 “이를 소득공제 형식으로 전환한다면 납세자 스스로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에 조세 투명성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도 1세대가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아 남긴 차익이 2억원 미만일 경우에는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제시하며 비과세 폐지를 주장했다.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 1세대 1주택자에게는 동일한 혜택을 주어 반발을 막고 실거래가 신고시스템은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에 대해 “중장기 검토 과제로도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세제 투명성확보 차원과 전혀 무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지난 3월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장기 세제 개혁 방안으로 각종 비과세·감면, 과세특례제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예로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명시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