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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섹스와 관련한 흥미로운 과학적-의학적 성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섹스의 부가가치를 돈으로 정확하게 환산하는가 하면 배우자나 애인 외에 다른 이성을 탐하는 이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오직 한 명의 이성에게만 성적(性的)으로 충실하게 만드는 '마법의 묘약'도 연구 중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달과 화성 등 외계 세계에 이어 인간 본성의 가장 미묘한 미답지(未踏地)인 섹스를 정복한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충동적 성관계 임신 가능성 높아

블룸버그 통신은 6월 9일 충동적인 한 차례의 성관계가 임신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미국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 윌콕스 박사팀이 불임시술을 받았거나 피임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여성 68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배란이 가까워질수록 성관계를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성관계가 집중된 배란 전후 6일간은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임기간과 일치했다. 조사대상 여성들은 실제 가임기간에 비가임기간보다 24%나 많은 성관계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조사대상 여성들의 배란시기를 알기 위해 매일 소변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고 성생활 일기를 쓰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돌발적 성충동은 생물학적 원인 때문이라며 "임신하고 싶지 않은 여성은 충동적이고 대책없는 성관계의 위험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조 관련 유전자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단 하나의 유전자 조작으로 바람둥이 들쥐를 세심하고 가정적인 들쥐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에모리대 래리 영 교수팀이 암컷 여러 마리와 짝짓기하는 목초지 들쥐의 뇌 호르몬 작용체계를 약간 바꾸자 1부1처제 짝짓기를 하는 초원 들쥐처럼 충실한 들쥐로 변했다. 연구진은 목초지 들쥐의 경우 전뇌 부위에 초원 들쥐의 짝짓기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소프레신(V1a) 수용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착안, V1a 수용체를 투여했고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의 사회적 행동 통제와 이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프록터 앤드 갬블사는 성욕이 떨어진 폐경 여성을 위해 피부에 붙이는 성욕촉진 패치의 최종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6월 9일 발표했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피부를 통해 주입하는 인트린사(intrinsa)라고 불리는 이 패치의 임상에 참가한 이들 중 51%는 전에 비해 섹스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답했고 49%는 성욕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록터 앤드 갬블사는 난소절제 수술을 받지 않은 성욕감퇴 여성을 대상으로 또 한 차례 임상실험을 실시한 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내년 초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이상연 (lsy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