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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안에 서울 강남지역 주변에 200만평의 택지를 공급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검토해온 면적(100만평)을 배로 늘린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24일 고위 당정회의를 열고 서울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수요에 맞추기 위해 연내에 강남 인근 국공유지에 수십만평 규모의 미니신도시 4~5개를 개발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채수찬 정책위 부의장은 “강남 인근에 미니 신도시를 개발해 향후 5년간 매년 30만호의 주택을 신규 공급하고, 부족분은 현재 개발 중인 화성 오산 김포 양주 등 기존 수도권 신도시의 개발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 부의장은 “미니 신도시에 들어설 아파트는 강남 수요 대체를 위해 중대형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이를 위해 공공택지 내 중대형 평수 아파트 공급 한도를 현행 40%에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도권 미니신도시 후보지들이 입지해 있는 경기도와 수원·용인시 등은 “아파트 밀집지역을 양산하는 것은 수도권 균형 개발 취지에 맞지 않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후보 지역은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미니신도시 공급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4~5년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반발·그린벨트 해제 등 장애물 많아=정부의 복안은 강남 주변 수도권의 군시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부지, 일부 그린벨트 지역 등에 산재해 있는 국공유지를 합쳐 200만평의 택지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경기도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다. 손학규 경기지사, 이정문 용인시장, 김용서 수원시장은 23일 도지사 공관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공공기관 이전부지에 택지를 개발하는 계획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니신도시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국립경찰대, 법무연수원 등도 경기도가 ‘시가(市街)화 예정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줘야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 내의 미니신도시 후보지들도 비슷한 형편이다. 가장 규모가 큰 송파구 거여동 특전사 부지(58만평)를 비롯한 군시설은 부대 이전 문제와 함께 그린벨트 해제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주택공급 시간 끌면 집값 다시 뛴다=정부가 올해 공급하겠다고 한 200만평 규모의 택지에 들어갈 수 있는 가구수는 3만가구 정도. 이 물량은 서울시가 연간 공급하는 5만가구의 60%에 불과해 강남 수요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3만가구 물량도 각종 장애에 부딪혀 예정대로 건설되지 못하면 주택 공급난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강남·분당 등지의 집값이 1~2년 안에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주택자 양도세율 50%로 인상=당정은 또 60%대 인상안이 검토되던 1가구2주택자 양도소득세 세율(현행 9~36%)을 50%대로 높이기로 합의하고, 1가구3주택 양도세 중과세율은 현행 60%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부동산 취득 때 내는 등록세 세율을 현행 2%에서 1.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택가격이 비교적 낮은 지방(수도권과 광역시는 제외)의 1가구2주택자가 실거래가 3억원 이하의 주택을 팔 때는 양도세 중과세(重課稅)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