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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에서 발생한 목욕탕건물폭발 화재현장에선 시민이 2층에 갇힌 4살짜리 아기를 구하는 등 시민정신이 빛을 발했다. 화재 당시 2층 여탕 안에 있던 서용주(32·여·대구시 수성동)씨는 딸(4)과 함께 탈출구를 찾다가 유리창으로 인근 시민들이 사다리를 건물에 갖다 대는 것을 봤다.

서씨가 “딸 아이를 구해 달라”며 창밖으로 애타게 외치자 한 시민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와 아이를 잡았으나 좁은 사다리로 내려오기 힘들자 다른 네사람이 지상에서 이불 네귀퉁이를 잡고 쿠션처럼 만들어 어린이를 무사히 받아냈다.

이어서 서씨도 사다리로 탈출에 성공해 딸 아이를 껴안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화재건물 인근 에어컨판매점을 하는 이만영(50)씨는 남녀 목욕객 20여명이 5∼6m높이에서 맨몸으로 투신하자 자기집 매트리스를 갖다 땅바닥에 펼쳐놓고 탈출을 도왔다. 다른 주민들은 구급차가 부족하자 자가용을 이용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구조작업에 한몫했다. 목욕객 김모(46·여)씨는 “황망한 중에 옷가지를 챙기지 못해 벌거벗은 채 건물밖으로 뛰어나오자 이웃 주민들이 급히 야외용 돗자리를 갖고와 알몸을 가려줬다”며 고마워했다.

건물 1층 이발소에서 염색하던 양용식(58·대구 범어동)씨는 천장이 무너지는 와중에 자신의 부상을 돌보지 않고 1시간여 건물 주변 시민들과 함께 부상자이송을 도왔다. 사고현장의 소방관과 경찰들은 “대형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웃 시민들이 부상자 구조와 사고현장 수습을 돕는 등 자신의 일처럼 나섰다”며 “시민정신이 살아있 음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