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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아리랑에 ‘문경 새재는 왠 고갠가, 구부야 구부 구부가 눈물이로다’라는 가사가 나온다. ‘진도 아리랑’에 왜 ‘문경새재’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며칠 전 문경새재를 답사한 일이 있었다.

문경새재는 경북 문경군과 충남 괴산군 사이에 있는, 한양(漢陽)과 영남(嶺南)을 이어 주는 고개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만큼 험한 고개라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새 조(鳥)와 고개 령(嶺)자를 쓴 조령(鳥嶺)이다.

새재는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재로 한강(漢江)과 낙동강(洛東江)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嶺南大路)로 오늘날로 말하자면 고속도로나 고속철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고개는 사회 문화 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뒤에 제 1관문인 주흘관(主屹關), 제 2관문인 조곡관(鳥谷關), 제 3관문인 조령관(鳥嶺關)으로 3개의 관문을 설치하였으니, 영남지방이란 바로 이 새재를 두고 한 말이다. 호남이란 경계가 애매모호한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금강(錦江)을 경계로 한다는 설과 김제 벽골제(碧骨堤)를 경계로 한다는 설이 있어, 정확히 어느 곳으로 확정된 곳은 없지만, 영남이란 지명은 새재를 경계로 한 것이 분명하다. 1974년 지방기념물 제18호, 1981년 6월 4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지난 1999년부터 학술연구용역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여 2007년 10월 18일 개장했다.

새재는 1414년 개통된 벼슬길로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유명하며 조선시대 옛길을 대표한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초점(草岾)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조령(鳥嶺)으로 기록된 길로 조선시대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가르는 백두대간이다.

문경새재는 경상도 선비들의 과거 길로서 수많은 설화가 내려오고 있는 등 역사적, 민속적 가치가 있다. 그곳은 과거에 합격하는 사람보다 낙방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우잠의 ‘낙방 하향길에’ 라는 시에 ‘지난해 새재에서 비를 만나 묵었더니, 올해는 새재에서 비를 만나 지나갔네. 해마다 여름비 해마다 과객신세, 필경엔 허망한 명성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시를 남기기도 하였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에 이곳 문경새재, 추풍령고개, 죽령고개가 있는데 문경새재를 주로 이용했다. 추풍령(秋風嶺)고개는 추풍낙엽(秋風落葉) 떨어지듯 시험에 떨어진다는 설이 있고, 죽령(竹嶺)고개는 매끈한 대나무처럼 시험에 죽죽 떨어진다는 설이 있어서 주로 문경새재를 이용했다. 새재를 이용한 진짜 이유는 관군이 많이 지키고 있어서 안전해서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문경(聞慶)은 글자 뜻인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게된다’는 믿음을 줬던 곳으로 호남 선비들조차 이곳을 통해 한양에 올라갔다. ‘길이 산을 만나면 고개요, 물을 만나면 나루다. 산은 하나의 뿌리로부터 수없이 갈라져 나가는 것이요, 물은 본디 다른 근원으로부터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만든 김정호 선생의 말이다. 문경새재의 길은 조선시대 영남대로의 척추신경이나 같다. 나라의 출입문으로 목구멍과 마찬가지이다. 이곳이 막히면 음식물을 먹을 수 없는 것 같아 나라경제가 온통 동맥경화증에 걸린다.

영남대로는 조선시대 부산 ‘동래읍성’에서 서울 숭례문(崇禮門)에 이르는 길이다. 보통 걸어서 보름 정도 걸리며, 950여리(380km) 길에 도중 거치는 읍(邑)이 68개나 됐다. 요즈음 문경새재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KBS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태조 왕건, 제국의 아침, 무인시대, 대조영, 근초고왕 등의 촬영 주무대가 되고 있다. 규모는 70,000㎡ 부지에 광화문, 경복궁, 동궁, 서운관, 양반집 등 103동을 건립하였으며, 기존 초가집 22동과 기와집 5동을 합하여 130동의 세트 건물들이 존재하고 있고, 산들로 꽉 차있는 기분이 든다. 하나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 지금 문경은 ‘문경새재’라는 이름과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아 매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장 호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