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최근 비정규직 교수에 대한 처우개선을 두고 대학 측과 비정규직 교수 노조 간의 대립이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는 소식은 구성원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서정민 강사의 자살로 마치 우리 대학이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에 있어서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이는 그동안 민족대학이라고 자부해온 구성원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로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학기말에 이르기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서 비정규직 교수들 가운데 일부가 성적입력을 거부하는 상황이 초래되면서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지경에 직면하면서 구성원들의 걱정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할 때, 이번 합의에 의한 타결은 조선대학교의 민주적 역량을 다시 한 번 과시하였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경우를 통하여 우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 대학 집행부의 대학운영 능력에 문제는 없는지 하는 것이다. 시간 강사들의 강사료가 인근 사립대와 비교해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와 위상이 걸맞은 대학에 비해서는 낮았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할 때, 이를 개선하는 작업은 노조의 요구와 상관없이 진즉부터 진행되었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 잃고서야 외양간 고치는’ 근시안적 대처에서 벗어나 먼 미래를 조망하면서 미리 대처하는 관리능력을 보였으면 한다.둘째,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 방식도 이제 좀 더 세련되어져야 하고, 그들 또한 ‘학교사랑 정신’을 우선하는 접근방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비정규직 교수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을 지닌 구성원들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보다 온건한 방식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을 도모하였어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천막농성’을 불사하고 학생들을 볼모로 잡는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결코 옳은 방식이 아니었다고 하겠다.협상이 타결된 마당에 명심해야할 일이 있다. 다름 아닌 이번에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하여 이 문제가 영원히 해결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 집행부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장기적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들을 우리 구성원의 일부로 인식하고, 정규직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안을 찾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우리 대학의 민주적 역량을 지켜내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길일 것이며 비정규직 교수 노조 또한 구성원의 일부라는 인식하에 대학 발전에 동참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오수열 <조선대 사회과학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