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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일 동방항공을 타고 상해(上海)에서 출발하여 무안공항에 도착하였다. 이 비행기는 그 날로 돌아가면 중단된다. 입국하는데 대합실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상해에 가는 사람이 30여명뿐이었다.

160석 항공기에 30명이라! 이제 무안공항은 국제선 4편, 국내선 2편 밖에 없는 절망적인 공항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무안공항이 희망이 없는 공항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반대했다. 공항에 대해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무조건 개항만 하면 국제선이 취항되는 줄 알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이 밀양으로 이전하면 부산은 국제화에 몰락하게 지만, 국제선 취항은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무안공항은 옮기자마자 바로 광주 전남의 국제화가 몰락이 되고 말았다. 이제 4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무안공항으로 이전을 반대하였지만, 광주시는 전라남도의 힘과 당시 건교부장관의 밀어붙이기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제 호남은 어떤가, 군산공항의 부상으로 광주 전남에 국제공항이 없어질 운명에 처해 있다.

오늘날 항공교통은 가장 각광받는 이동 수단이다. 따라서 항공교통은 관광산업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며, 이런 항공운송의 구성요소 중에 핵심이 되는 인프라는 국제공항이다. 성공적인 국제공항은 공항도시로 발전하며, 공항 내에서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 쇼핑, 레져, 공연, 예술, 세미나 등도 가능해 문화관광의 공간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공항은 그 지역의 관문이자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의 걸림돌인 한국과 미국의 합의각서가 조만간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국방부, 미군측 대표로 구성된 한미실무협의회는 1992년 채택된 ‘군산공군기지의 공동사용에 관한 합의각서’ 개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활주로 사용료 등에 대해 막바지 이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항은 새만금개발에 따른 항공 수요 증가가 예상돼 꾸준히 국제선 취항이 거론됐으나 ‘군산공항은 국내선에 한해 하루 10회만 운항할 수 있다’는 합의각서에 따라 그 동안 국제선 취항이 불가능했다. 전라북도는 국제선 취항이 승인되면 우선 공항 여객터미널 등 기존 시설을 일부 보완하고 점차 활주로를 4km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전라북도는 "실무협의회에서 양측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져 합의각서가 조만간 체결될 것"이라며 "국제선을 확보하면 새만금 개발에 도움되고 장기적으로 군산공항 확장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이전하였을 때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어느 누가 앞장서 반대한 사람이 있었는가.

이 정도로 국제공항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다. 무안공항은 4년이 가까이 되고 있지만 희망이 없다. 만일 군산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하게 되면 무안공항이 국제선을 포기하고 광주공항으로 이전한다 하더라고 광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어려울 것이다. 광주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하고 있었다면, 군산공항에서 국제선 취항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 것이다.

군산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하기 전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대고 국제선 취항 문제를 다루어야 또 한번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전남도는 지난 2일 ‘저비용 항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항공 수요가 없어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 데다, 정부의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검토 등으로 공항으로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12월까지 진행하는 이번 용역을 통해 무안공항의 수요를 예측한 뒤 저비용 항공사 운영 필요성, 저비용 항공사 설립 타당성, 경제성, 파급효과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그러나 항공사에 재정 지원금을 주고 에어택시까지 취항했는데도 무안공항의 활성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가 항공사를 설립할 경우 또 다시 예산 낭비로 이어질 것이다. 무안공항은 희망이 없는 공항이다. 광주 전남을 위해 광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취항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군산공항이라도 활성화시키던지 해야 한다. 우리는 못하면서 남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장. 호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