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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들어가기 전에 ‘번데기’ 모양 같은 것이 도로 한 가운데 우뚝 세워져 있다. 이것이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도로 중앙에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에 커다랗게 있으니 지나다니면서 보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만들 때 생각은 좋았지만, 주변의 여건 등을 감안하여 조그만 공원이라도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요즈음 광주 폴리가 시민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폴리의 목적은 예쁘고 실용적이며, 기존 건축물에 붙여 쓸모 있는 구조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옆 인도에 조성된 프란시스코 산인의 폴리(Folly) ‘사랑방’이 수많은 낙서로 뒤덮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남겨놓은 의미 없는 낙서로 가득하고 주변엔 현란한 것까지 더해지면서 시민들은 ‘혐오시설’로 보고 있는 실정이다.

콘크리트로 된 작품에 스며든 낙서를 지우는데 들어가는 예산만 1000만원이 들며 야간 경비까지 해야 한다면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광주시의 계획대로 대표적 도시의 아이콘으로 남아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관광상품이 예산만 먹는다면 잘못이다.

폴리는 광주라는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담아내며, 도시 공공영역으로서의 프로그램을 지니고 광주 시민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건축물이다. 2011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서는 선(Strip)을 테마로 광주읍성의 흔적을 따라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것은 솔직히 이해되는 부분들 보다는 이해하지 못하는 폴리들이 많이 있었다. 광산동 음식거리 좁은 사거리에 그것도 차량이 많이 다니는 자리에 세워져 있으니, 차를 운전하면서 돌아가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28억원을 들여 만들어놓은 폴리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공시설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표적 도심 문화 관광상품으로 키워낼 활성화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6일 ‘광주 폴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시민 포럼이 열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광주시의 ‘폴리 프로젝트’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을 논의하게 되었다.

막대한 돈을 투입해 11개의 폴리가 설치됐지만 장동사거리에 조성된 후안 헤레로스의 ‘소통의 오두막’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시민들은 세계 유명 건축가들을 동원한 ‘스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좁은 인도에 설치되면서 보행권을 위협하는 시설물로 전락했다거나, 주변 도시적 맥락과의 연계를 고민하지 않은 채 설치된 조형물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가 폴리를 도심 관광상품으로 시민들의 삶 속에 녹아내리는 공공시설물로 육성할 정책 의지가 있다면 구체적인 활용 계획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심의 흉물로 전락한 일부 폴리는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명 건축가들의 스타마케팅에 의존한 결과이다.

올해 추진하는 2차 폴리가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시를 조직하는 거창한 구호보다 오월 유적지나, 광주산단 등 광주의 곳곳을 하나씩 예술로 재생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작품들이 설치된 공간과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들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단기간에 11개의 폴리를 건립하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폴리와 시민들이 교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올해 추진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폴리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왜 폴리에 관심이 없는지, 폴리를 관광명소로 활용하는 ‘폴리시티’ 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 지 등을 면밀히 따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폴리의 설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구체적인 활용 계획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시민들의 품속으로 들어와야 사랑을 받을 것이다. 광주폴리를 생각해냈다는 것은 아주 획기적이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예쁘고,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불편하지 않고 실용적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姜元求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