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불평과 불만이 있다.

구직을 하고자 하는 쪽은 자리가 없다고 하고 구인을 원하는 쪽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구직과 구인의 이음새가 삐걱대고 있으니 불평과 불만이 끊이지 않을 수 없다.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이 원활하면 세상살이가 물 흐르듯이 가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니 불만족이 늘상인 곳이 특히 산업 현장이다.

최근 조선업을 하고 있는 율촌공단의 어느 대기업 대표를 만났다. 그는 "현장이 늙어간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왜 없느냐"고 불평을 털어놨다. 이 회사의 현장 작업을 이끄는 직원 대부분이 고령화 되어 가고 있으며 70세가 넘어서도 과거의 경험과 기술력이 있기에 계속 고용하고 있지만, 그 기술을 이어가는 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기술현장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수 많은 젊은 사람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조선업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긴 하지만 기술인은 계속 필요한데, 지속성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황이 닥친다 하여도 기술직은 아무나 데려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필요하다 하여 그저 쓸 수 없다. 그는 또 현재의 대학 학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공과대학을 전공한 학생이 전공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더라도 현장에 오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영어 또한 B학점을 맞았다는데 정작 써먹을려면 무용지물이더라고 불평했다.

사실 현장의 생명력은 그 무엇보다 실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산업의 현실은 봉급 몇 달 받다가, 전문성에 적응 못해 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교육이 정말 중요한데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인재가 없는 이유다.

또 다른 중소기업 사장도 "정부가 무얼 하는지 산업체는 인력난으로 구인난에 쩔쩔매고 있고, 그 대안이 받쳐주질 않아 사업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농공단지도 마찬가지란다. 젊은 사람을 기술자로 써야 하는데 오지를 않는단다.

오더라도 곧 떠나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노조는 강성이 되어가고, 인건비는 올라가고, 원가도 계속 올라가고 해서 못해먹겠단다. 지금까지 겨우 연명해왔는데 어디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는게 그의 토로다.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일자리는 많다. 글자그대로 오만가지가 있다. 산업체와 현장에는 직업이 널려있다. 소위 마른자리만 원하니 직업이 안 보이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사무직을 마른자리로 보는 것이 문제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술과 함께하는 기업에 가보면 기술 쪽은 봉급도 많고 평생 안정 직장이다. 어느 용접 베테랑은 연봉이 1억이 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사무직은 봉급이 적으며 수명이 짧다. 한번 기술로 평생 직업을 가질 터 인데, 설령 그 기업을 떠난다 해도 자립 할 수 있다.

사무직은 그 직장 떠나면 실업자가 된다. 공무원 준비 한답시고 수년세월 허송세월 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기술인의 세계로 이끌 필요가 절실하다. 현대의 산업구조는 인문학도 도입은 물론 광(光)과 자동차, 가전, 조선이 따로가 아닌 융합기술로 어우러지는 만큼 할 일도 많다.

블루칼라가 화이트칼라보다 더 우월한 세상이 됐는데도 소위 마른자리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정부와 우리는 무엇을 해 줄 것이고, 설득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 경제가 갸우뚱한다고들 우려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건실하다. 왜일까.

그 힘은 바로 '기술인재의 안정적 보급'에 있다. 일본의 경우 노령의 기술 기능인에서 젊은 기술 기능인으로 이어지는 공급체계가 잘 되어 제조업 체질이 튼튼하다. 국제 금융 위기가 자꾸 나오고 흔들린다 해도 기술이 받쳐주는 국가는 무너지지 않는다. 기술 없는 국민이 많을수록 모래성처럼 국가가 무너질 수 있 탁인석

<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