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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덕에 황혼기 외도가 늘고, 인터넷 영향으로 젊은 부부들의 불륜도 늘고 있다. 세계는 경제난에 요동치고 있는데, 섹스도 함께 요동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선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제목의 영화까지 나왔는데, 이를 본 30대 부부의 대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사랑스러운 아내 인아(손예진)가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어. 그 남자와도 결혼하고 싶어”라고 남편 덕훈(김주혁)을 조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한 남편은 요구를 들어주고 급기야 일처다부(인아는 이를 ‘투톱 시스템’이라고 명한다)의 도발적 상황이 펼쳐진다. 이 영화가 끝난 뒤 부부는 대화했다. <남편 “영화 속 남편은 완전히 멍청이 아니야? 아무리 아내를 사랑한다 해도, 어떻게 결혼을 허락할 수 있어? 차라리 이혼하든가.” 아내 “당신은 사랑을 이해 못해. 남자가 한 여자를 온전히 사랑하면 그녀를 비록 이해하진 못할지라도 인정해줄 수밖에 없는 때가 있어.” 남편 “무슨 얼어 죽을 인정. 헤픈 여자를 두고….” 아내 “헤픈 여자라고? 인아는 헤픈 여자가 아니야. 사랑이 많은 여자라고 해야지.” 남편 “헤픈 여자와 사랑이 많은 여자의 차이가 있어?” 아내 “헤픈 여자는 사랑 없이도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여자고, 사랑이 많은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와만 관계를 갖는 여성이지. 다만, 사랑하는 남자가 여럿이 될 수 있을 뿐이지.” 남편 “궤변이 따로 없네. 그럼 여자들은 외간여자와 연애하는 유부남을 왜 ‘바람난 놈’이라고만 하냐? 그 중엔 헤픈 유부남도 있겠지만 사랑이 많은 유부남도 있을 거 아냐.”> 부부가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대화라고는 하지만, 이쯤이면 불륜의 도는 올 데까지 온 거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편이 상가집에서 외박을 하고 들어오자 다음날은 아내가 결혼 전 애인하고 외박하고 돌아왔다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친딸·동거녀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라는 첫 판결도 있다.

임신한 10대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다방업주 등이 무더기로 최근 적발되기도 했다. 부산 서부경찰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을 유인해 성매매 업소에 팔아 넘긴 혐의(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45·여)씨 등 일가족 4명을 구속한 일도 있다. 이를 보면 사람이 짐승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옛날에도 불륜이나 성적 충동으로 인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신라 때도 창기(娼妓)가 있었으니…. ‘동국여지승람’ 경주부(慶州府) 조에는 김유신이 어머니의 꾸중을 듣고 창녀 천관(天官)과 발을 끊었는데, 취중에 말이 습관대로 천관의 집으로 가자 말의 목을 베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최소한 신라 때도 창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경주 오릉 동쪽의 그녀 집에 천관사(天官寺)를 지었다는 이야기는 그녀가 단순한 창기가 아니라 종교적 기능을 갖고 있던 전문인임을 유추하게 해준다.

유득공의 ‘경도잡지’는 의료기관이었던 혜민서의 의녀나 의복과 재물을 맡아보던 상의원(尙衣院)의 침선비가 모두 관기(官妓)로서 연회 때에 가무를 한다고 적고 있다. 유교가 조선의 국교로 자리를 잡아가던 세종 때 대신 허조(1369~1439)는 “평생 음양의 일을 모른다”는 평을 받은 분이라 창기를 없애자 하면 폐지를 역설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남녀 관계는 사람의 본능으로 금할 수 없는 것으로, 만약 창기를 없애면 선비들이 사가(私家)의 여자를 빼앗게 될 것”이라며 폐지 불가를 역설해 없애지 않았다고 조선 초 성현(1439~1504)의 ‘용재총화’는 전한다.

경찰이 집창촌과 전쟁에 나서면서 매춘이 원룸이나 가정집 등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가 중요함을 말해주는 사례이다.

/고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