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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할 和 ! 순할 順 ! 화순이 갖는 사전적 의미이다.

이 평화롭고 순박한 시골이 너무나도 시끌벅적하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민선시대가 열린 이후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만일 홍이식 화순군수의 형이 확정되면 민선5기의 지방자치 역사상 총 9번의 선거를 치루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오죽하면 다시 관선시대로 되돌아가자는 이야기까지 회자되고 있을까?

만일 홍이식 화순군수가 군수직을 상실할 경우 2002년 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총4명의 군수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등 '화순 군수 잔혹사'가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잦은 재보궐 선거로 인해 인심은 흉흉해지고 분열과 갈등이 고조되고 이로 인해 지역민들은 정치에 대한 혐오,불신,무관심으로 점철되고 있다.

인구 7만도 안되는 시골의 작은도시 화순이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만신창이가 된 화순군의 현실에서 지방자치의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부부군수'에서 '형제군수',최근의 '무릎군수' 까지 화순군수를 상징하는 표현들이다. 지방자치의 연구대상이 된 화순군수의 잔혹사를 잠시 되돌아보자.

화순군수의 불명예 기록을 보면 민선1,2(1995~2002년)기의 임흥락 군수 때 부터 시작된다. 199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최종심에서 선거유예를 받아 군수직은 유지했으나 각종 송사에 시달리게 된다.

2002년 6월 제3회 지방선거에서 화순탄광 노조위원장 출신의 임호경 군수가 당선되나 취임 한달도 못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아 군수직을 잃었다.

2004년 6월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임군수의 부인인 이영남 군수가 당선되어 이른바 '부부군수'가 탄생하게 된다. 각종 의혹과 투서에 시달리게 되고 감사원,검찰의 주목을 받아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후 2006년 5월 지방선거에 재출마했으나 사업가 출신의 전형준 군수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한다. 하지만 전형준 군수 역시 취임 한달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취임 80여일 만에 군수직을 사임했고 이어 그해 10월에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그의 동생인 전완준 후보가 무소속으로 군수에 당선되어 '형제군수'시대가 열리게 된다.

전완준 전군수는 2010년 4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옥중출마를 강행, 그 해 6월에 치뤄진 지방선거에서 임호경 전,화순군수와 격돌해 재선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 또한 8개월만인 지난해 2월 군수직을 잃게되어 형제군수 두명이 구속되는 불명예를 지게된다.

화순군의회 의장 출신의 큰 형도 납골당 인허가와 인사 특채 등과 관련, 군청에 청탁해 주겠다는 대가로 각각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격 구속된 것을 합치면 삼형제가 처벌받는 진기록을 수립하게 되었다.

10년 가까이 계속된 '집안간 대립'에서 반목과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지역은 분열 되었다. 의회,언론과 시민단체 역시 양극화의 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지난 해 4월 재선거에서 '지난 10년의 임-전 군수가의 악연'에 종지부를 찍고 화합과 소통을 내세운 홍이식 화순군수가 당선되어 재도약의 기회가 열리는 듯 했다. 그러나 홍군수마저 정치자금법.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됨으로써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더구나 화합을 이야기하는 공무원 한마당에서 화순군 간부급 공무원들을 무릎 꿇게 한 행위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전국적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논란 속에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분위기 업을 위한 장난이었다는 해명이 오히려 화를 부른 듯하다.

민선 자치 출범에서 현재까지 유독 별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화순군 !

원인과 처방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순 있지만 그 폐해는 고스란히 화순 군민의 몫이 되고 있다. 진흙탕 싸움에 망신창이가 된 자존심과는 별도로 재보궐선거에 따른 비용에 15억 이상이 군비에서 쓰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군단위 전국 최하위의 부폐지수의 도시가 되었고 낙후된 광주,전남 중에서도 최하위의 관광객수의 기록도 추가하게 되었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같은 나주시 역시 단체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화순군수는 구속되고 지역 국회의원은 이미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사법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책임도 막중하지만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하는 화순군민들에게 그 책임이 크다. 권력을 쫒아 세력을 만들고 똥인지 된장인지 따져보지 않고 자신과의 호불호만 따지는 바람에 화순군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원칙과 상식은 무시되고 무소불위의 권력에 휘둘리는 상황에서 주인의식은 실종된지 오래다.

한 지역신문의 보도에서 처럼 자치단체장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각종 권한이 3880여개로 막중하다 보니 처음 가졌던 초심은 점점 멀어지고 권력의 맛에 물들어 간 것은 아닐까? 공복으로서의 공무원 역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권력자에게 한없이 작아지고 알아서 기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이제는 모두가 제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바닥을 향해 급 추락 하던 화순호가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땅을 뚫고 들어가 기약없는 암흑의 터널로 빠져들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화순군민이 깨어날 때 화순의 미래가 있다.

'권력의 하수인으로 사느냐? 아니면 주인으로 사느냐? '에 따라 화순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전국적 유명세를 치루면서 '화순의 문제'는 더 이상 화순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순'을 통해 '지방자치의 역량'을 바라보는 시금석이 되었고 이미 우리 화순군민 모두는 그 시험대에 놓여졌다. 갈기갈기 찢기운채........

글/강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