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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칼럼>창의적 사고의 원천 | | | 입력시간 : 2013. 04.17. 00:00 |   |
창의적 사고는 다양화 정보화 시대에 요구되는 중요한 요소이며,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까지 한다. 이런 분위기에 젖어 창의성을 조기에 심어주고, 각자의 개성을 계발해주자는 특성 교육이 지나치게 중시된 나머지, 지식 중심의 교육을 전면으로 부정하여 기본적인 지식이나 기초학력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참으로 걱정스럽고 학생들의 성장에 필요한 조화로움을 깨뜨리는 행위라 여겨진다.
과거의 교육이 ‘일고, 쓰고, 셈하기’를 주로 하였다면 오늘날은 ‘생각, 학습, 창조’가 교육의 중핵이 되었다. 열린교육이나 아동중심 교육이 비판받는 가장 큰 요인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길러내기 쉽다는 점이다.
올해 수능시험 문제에서 난이도 조절에 대한 문제 제기는 상대적으로 기초 기본 교육을 등한시한 교육정책에 대한 비난이라 볼 수 있다. 특기 하나만 가지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는 교육당국이 기초 기본과 창의성을 요하는 문제를 다수 출제하여 문제 난이도에 있어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보다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학생들이 기본 학력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 들어가 어떤 공부를 할 수 있겠는가’ 라는 점이다.
생각하고 창조적인 것은 공부나 사회 생활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읽고, 쓰고, 셈하는 기초 학력 위에서 이들이 길러진다는 점이다. 교육은 교사가 지닌 학문이나 경험을 따라 학습한 연후에 새로운 자기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지식을 축적하고 그 지식을 배우는 요령을 익히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력과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상호의존적 관련성을 전제로 한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사고하는 능력이 약하고,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은 기억하는 능력이 약하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더 나타나고 어느 한 쪽이 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다. 기억력이 뒷받침되어야 뛰어난 사고가 자랄 수 있다. 생각의 기초가 되는 정보, 지식이나 기억력도 없이 어떻게 창의적인 사고,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겠는가.
창의적 사고력은 일시적인 노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익힌 기본 지식 위에서 시작된다. 많은 학자들은 창의성을 논할 때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 등을 공통적으로 거론한다.
유창성은 기초 기본 지식을 얼마나 많이 기억하고 재생할 수 잇느냐에 달려 있다. 좋은 아이디어는 지식의 양에 비례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면 선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발명했는지 그 구체적인 사실들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융통성은 기억하고 재생한 정보를 유사한 성질과 특성, 상황에 맞게 새로운 형태의 지식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 위해 많은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우리 문화는 한 직업을 평생직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사고를 경직화하고 융통성을 가로막는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은 새로운 유형의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융통성을 생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반면에 독창성은 기존의 지식과 시각을 바꿔 다른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일상생활의 불편을 찾아보고 문제를 탐색하며, 그 대안을 끊임없이 찾아보려는 사고의 노력이라 본다. 비판적 사고는 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정교성은 독창적인 생산물을 일반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편이하게 다듬어 내는 능력을 가리킨다.창의성과 개성이 있는 학생이 되고자 한다면 기초학력을 튼튼하게 키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을 하든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꼴이 된다. 창의성이란 폭넓은 지식 위에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의 바탕에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 지식능력이 위치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정재 <광주교육대학교 전 총장 >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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