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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뉴스에 양적 완화, 양적 완화 축소 등 수없이 반복되는 말이 있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국공채나 정부채를 중앙은행이 매입하거나 상환을 전제로 바꾸는 것이다.

다만, 마냥 좋아 보이는 양적 완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므로 조심스럽게 운영하여야 하며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얼마 전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며 말했다.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란 통화량을 늘려 시중유동자금을 풍부하게 만들고,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을 일컫는다. 양적완화조치는 경기가 크게 위축되어서 금리인하만으로 경기회복이 어려울 경우, 사용하는 대표적인 경기 부양책 중 하나이다.

현재 일본의 아베총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자 “아베 노믹스”를 하고 있는 게 그 핵심은 무제한 양적완화조치이다. 하지만 양적완화조치가 해결책은 아니다. 심각한 경기 불황에 직면하였을 때는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금리가 너무 낮아서 사람들이 화폐보유만 늘리고 소비는 하지 않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정책은 결국 통화의 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떨어져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화폐가 많아지면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갈등을 빚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구책으로 수출을 줄이므로 과도한 정책은 물가를 뛰게 할 것이다.

양적 완화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더 이상 쓰기 힘든 상황일 때(금리가 제로거나 세수가 부족할 때) 국채종이를 새로 만들고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 국채를 산다.(돈을 뿌린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금융시장의 중요한 역할인 유동성공급의 명분 때문인데 금융위기이후 유동성 함정에 빠져 돈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미연준는 양적완화 축소라는 것으로 이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급등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발언은 채권매입축소, 채권수요하락, 채권가격하락, 채권수익율 상승, 이자율 상승 등 금리는 인플레 압력 시 상승을 하는데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이자율을 올려 은행에 유동성을 묶어 두려는 것이다.

원래 돈의 회전이란 신용 통화(대출) 승수로 회전하는데 경기가 좋아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유통 속도가 빨라지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며 실물 상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물가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물가가 비싸 못살겠다는 서민들이 나오게 되고, 또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목표인 물가 안정의 이유로 화폐의 가치를 높여 실물보다 종이돈 화폐를 가지거나 은행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동성을 회수한다는 명분들이 선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미국 연방제도이사회의 판단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우리 수출에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우리 무역 여건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국도 단기적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노력여하에 따라서 우리나라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최근 미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의 출구전략 언급 이후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채권값과 주식이 폭락하고 개발도상국들의 환율이 치솟는 등 불안정한 모습들이 연출됐다. 유동성 축소에만 국한해서 바라보면 시중에 자금이 줄어들어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가격이 하락할 거란 생각에 이른다.

경제지표가 호전되어 사람들이 경기회복에 대해 낙관하게 되면 너도 나도 돈을 빌려 투자하려 들고 그러면 화폐 유통 속도가 빨라져 시중에 돈이 순식간에 불어나게 되고, 덩달아 물가도 오른다. 문제는 시중에 풀린 돈도 문제지만 미 금융권에 잠겨 있는 돈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한 번 엎질러진 상황에서 타이밍을 놓쳐 버린 정책은 그 어느 것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실물 경제와 정책 간에는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동성 폭발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미연준의 시도는 어쩌면 시의적절한 조치가 될 수도 있다.

유가인상이나 금리인상 소식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확대(자금, 원자재) 측면에서 좋은 소식으로 전하다가 어떤 때엔 생산 비용 증가로 투자 및 소비가 위축될 거라며 아주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위험스런 점은 언론매체나 금융기관에서 입맛대로 해석해 주는 걸 대중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함께 춤을 춘다는 점이다. 양적 완화 축소는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고 금융시장전반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환율상승, 자산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

미국경제가 더 좋아지면 소비가 늘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수출기업 매출이 늘고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적으로는 금리가 서서히 오르고, 물가도 오르며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에서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우리경제에는 득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종빈< 금융전문가. 前 광주은행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