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몇 해 전에 천문학적인 사업비로, 그것도 빚을 내 호화 청사를 지은 몇몇 자치단체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물 쓰듯 쓰고, 시민이 동의하기 어려운 거액의 지방채를 발행하여 청사를 지은 것도 모자라 부실공사에, 비효율적인 청사라는 지적마저 나왔다면 어떤 국민이 분노하지 않겠는가.

이처럼 들끓는 국민적 분노 여론으로 결국 정부는 지난 2010년, 관련법을 개정하여 인구수를 감안한 자치단체 청사 면적의 기준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화순군을 비롯한 많은 자치단체가 청사 신축을 자제하고, 손 볼 필요가 있는 청사도 가급적 리모델링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옳은 처사다. 공공청사는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과 지자체의 재정력에 큰 부담이 없는 범위에서 정비가 검토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1970년대에 지어져 보수가 잦은 우리 화순군의 청사는 어떤가. 물론 호화 청사를 염두에 두고 덮어놓고 신축계획을 세우는 것은 안 되겠지만 건물 내구연한,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화순군 청사는 잦은 리모델링으로 많은 돈을 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신축을 검토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군 의원들도 이에 관한 여러 견해를 내놓고 있다. 화순군이 리모델링을 위한 사업비의 예산 심의를 자주 요구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화순군청의 본관 건물은 그 전의 기와지붕 건물을 헐어버리고 1977년에 슬라브 건물로 3층을 신축하고 뒤에 4층으로 증축하였다 한다. 지은 지 35년이 넘었다는 얘기다.

붕괴 위험이 있거나 비가 새는 등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방문하는 민원인의 불만은 점점 늘고 있다 한다.

건물이 오래 되다보니 외관이나 내관 모두 결코 쾌적하지 않고 행정 기능이 확대될 때마다 임기응변식 증축이나 배치가 이루어져 산만하다는 것이다. 군 청사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런데 화순군 청사는 건물도 건물이지만 주변 환경의 재정비가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 군민들 사이에 폭넓게 회자되고 있다.

화순전대병원이 들어서고 도시계획의 재편으로 외곽순환도로를 비롯한 많은 도로 개설과 광덕지구가 읍내 중심권을 형성하면서 진입체계가 다양해져 군청의 위치가 애매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민원인 편의를 고려하여 배치되어야 할 주차장이 군청 뒤편에 있고, 그 마저 가설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정문 쪽은 주거, 상업 기능이 혼재되어 산만하기 그지없어 초행자들의 군청 찾기가 어려운 점이 주변 환경 개선의 필요성으로 대두되고 있다. 옳은 얘기다.

군에서는 청사 신축과 주변 환경 개선을 신중히 검토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당장 몇 년 내에 건물을 뚝딱 짓기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에너지 절약이나 친환경개념이 반영된 효율적인 청사 신축을 검토해 보기 바란다.

이를 위해 관련 국도비 확보는 물론 매년 일정액을 적립하는 등의 재원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타당성 용역과 기본계획 수립, 기금이나 특별회계 설치, 추진위원회 구성과 공청회 개최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함은 당연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군민들의 문화편의 공간이자 화순의 랜드마크로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군 청사 건립을 위해 이제부터 화순군과 군 의회, 군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순팔 <화순군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