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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항에서 뱃길로 두시간 가량 떨어진 여수시 삼산면이 거문도로 불러지고 있다. 거문도는 '다도해상국립공원’으로 망망대해와 아기자기한 섬들이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내는 다도해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섬들과 남녘 끝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출과 일몰이 절정을 이루며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거문도는 고도·동도·서도와 삼부도·백도군도를 포함한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문도의 본 섬인 동도·서도·고도 등 세 개의 섬은 바다 가운데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그 가운데에는 100여만평 정도의 천연적 항만이 호수처럼 형성돼 있어 큰배가 드나들 수 있는 천혜의 항구구실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섬을 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대규모 군사 시설을 구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제가 강점기에 만든 군사시설 가운데 제주도에 이은 두 번 째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어촌마을 입구 암반 사이에 콘크리트 구조물의 입구가 있다. 잡풀로 가려진 이 터널은 높이만 2,3미터 길이도 30여 미터에 이른다. U자 형태의 이 굴은 다른 굴과 연결돼 한번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바로 옆에서도 또 다른 4개의 터널이 발견됐다.

이 시설물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들이 강제 동원을 통해 만든 군사시설물로 밝혀졌다. 군사시설물 바로 앞에는 배를 댈 수 있는 접안 시설까지 갖춘 흔적이 남아 있다.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거문도에서 확인한 일제군사 시설은 3개 섬에서 터널 12개와 T자형 참호 2개 돌방벽, 일본군 막사 등이다. 이는 제주도에 이어 두 번 째로 큰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944년부터 일년간 건설된 이 군사시설은 일제가 일본과 중국,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지리적 요충지인 거문도를 전쟁 물자 조달과 정찰에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대규모로 발견된 일제 군사시설은 일제의 영토 강탈과 군사 요새화에 대한 연구자료로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여수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