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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2년동안 정부부처가 제기한 언론중재 신청건수가 김대중 정부의 같은 기간보다 1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몇몇 신문들은 노대통령 취임이후 지난해 말까지 언론중재신청 건수가 모두 349건이고, 이는 김대중 정부 첫 2년의 26건에 비해 13.4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57%인 199건이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제기됐고, 동아일보가 37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그래서 가장 크게 썼다. 조선일보(31건) 한국일보(27건) 문화일보(24건)가 뒤를 이었다.

동아일보는 “참여정부가 비판신문, 특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을 견제하기 위해 중재신청을 남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박찬숙 의원의 말을 인용,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핑계로 중재신청을 남발하는 ‘남소(濫訴)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중재건수가 늘었다는 사실만 보도했을 뿐, 피해 구제율은 보도하지 않았다. 피해 구제율이란 말 그대로 언론보도의 피해로부터 구제 받은 비율을 말한다. 추측 왜곡 과장 또는 일방적 보도 등에 대한 정정 반론보도가 여기에 해당하며, 보도의 적실성을 따져보는 여러 가지 기준 중의 하나라 할 것이다. 같은 기간 피해 구제율을 살펴보면, 김대중 정부 때가 59.3%였고, 참여정부 들어 77.3%로 오히려 높아졌다. 10건을 중재신청 했을 경우 약 8건의 보도내용에 정정과 반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중재신청 건수는 늘어난 반면 피해 구제율은 과거보다 줄었을 때, 소의 남발(濫訴)이라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중재신청이 늘었지만 피해 구제율이 같거나 늘어났다면, 그것은 ‘남소’가 아니라 정당한 소의 제기라고 봐야 옳지 않을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중재 건수의 증감이 아니라 피해 구제율의 증감일 것이다.

언론과 정부의 건강한 협력과 긴장관계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필요하다.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 정상화에서 오는 이득은 전적으로 국민의 몫이다. 진실이 과장되거나, 잘못 전달됐을 때 국가적 낭비와 피해가 발생하며, 그 사회적 비용 역시 국민들에게 떠넘겨 진다. 진실보도를 위한 정부와 언론의 건강한 협력과 긴장 관계가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