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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에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말이 ‘韓非子’에 나온다. 이 말의 뜻은 “개미구멍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큰 둑이 무너진다는 뜻이다.

곧 사소한 결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곧 손쓰지 않으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상고(上古)시대 우(禹)임금은 도로의 건설 등 개척 사업에 힘을 기울였는데 특히 치수(治水) 사업을 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전국시대 초기 홍수를 예방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위(魏)나라 재상 백규(白圭)는 스스로 자기의 공적이 우임금을 능가할 것이라고 큰소리치곤 했다.

'한비자(韓非子)'를 쓴 韓非도 "백규가 수재를 막은 것은 둑의 구멍을 막은 것(白圭之行堤也塞其穴)"이라고 적어놓고 있다.

백규의 홍수 대책은 둑을 쌓고 둑에 생기는 구멍을 막는 것이었다. 둑을 아무리 튼튼하게 쌓는다 해도 시간이 가면서 조그만 구멍이 생기게 마련인데 백규는 그걸 찾아내게 해 제때에 틀어 막았다.

그는 개미구멍이라도 찾아내면 지체하지 않고 막아버렸다.이렇게 철저히 둑을 감시한 덕분에 백규가 재상으로 있는 동안 위나라는 한번도 수재(水災)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재난이란 방심(放心)과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게 마련.

'한비자'에도 "천길 제방은 땅강아지와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백척 높은 집도 조그마한 연기구멍 때문에 타버린다(千丈之堤以루蟻之穴潰百尺之室以突隙之烟焚)고 적혀있다.

'한비자'에서 비롯된 堤潰蟻穴이란 말은 삼국시대 위나라 사람인 응거의 시에도 "작은 구멍이라 해서 어찌 삼가지 않으리. 제방도 개미 구멍 때문에 무너지는데(細微可不愼堤潰自蟻穴)"라고 나온다.

개미구멍이 제방을 무너뜨린다는 건 과장이 아니다. 온몸으로 밤새워 틀어막았다는 네덜란드 소년의 실화에 나오는 제방의 구멍도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화순 지역 에서도 이런일 종종 일어나고 있다.

화순군에 맞서 행정 건축허가 취소청구 소송을 벌였던 90여명이 모조리 돈과 밭을 잃게 됐다.

친환경 비료공장의 허가를 득해 공사를 진행 하려던 조모씨가 원고들의 공사 방해로 인하여 정부에서 지정한 공사마감 날자를 넘겨 60억원의 예산이 정부로 반환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로서 능주 주민과 도곡 일부 주민은 허가 취소청구 소송에서 패소를 했기 때문에 물리적 공사방해를 한 사건으로 원고 주민들은 고스란히 반납한 공사비 100억중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상해야 될 판이다.

/글 최재승<파인뉴스 대표. 화순기자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