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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중앙부처 1~3급 실·국장들을 대상으로 한 고위공무원단제도가 출범하면 직업공무원 서열의 최고 정점인 ‘관리관(1급)’ 직급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홍보관리관의 직함에는 여전히 ‘관리관’이 따라붙는다. 계급은 없어지지만 호칭으로나마 옛 1급 신분의 ‘영예’를 누리게 된다는 것.

7월 1일 역사적 출범을 앞둔 고위공무원단은 무엇보다 ‘계급 파괴’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의가 크다. 중앙행정기관의 모든 1~3급 실·국장급 국가공무원은 7월 이후 ‘고위공무원단 소속 공무원’으로서 범정부적 풀(Pool)로 일괄 편입된다. 첫 출발 당시 편입대상 고위공무원은 약 1,500여 명. 일반직·별정직·계약직을 아우른 3급 이상 실국장과 부시장·부지사·부교육감 등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교육청에 근무하는 국가직 공무원, 직무 및 교육파견 공무원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에 대한 호칭에서 이제 '관리관', '이사관', '부이사관' 등 신분적 계급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대신'~국장' , '~실장' 등 직함만 남게 된다. 계급은 없고 ‘하는 일’만 남는 다는 것이다.

정부는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을 위해 이미 241개에 달하는 각 부처 대통령령에서 계급 제에 관련된 용어들을 삭제했다.

건국이래 우리나라 정부의 계층구조는 신분적 계급의 바탕 위에 줄곧 서 있었다. 실장은 1급, 국장은 2~3급, 과장은 3~4급이 맡는 식이다. 직무의 서열은 그 직무를 맡은 사람의 신분등급(계급)으로 정해진다. 9급에서 1급까지의 계급은 공무원 개개인의 신분 또는 직위와 동의어다.

이번의 조치로 계급보다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신분이 중요시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게급 제도는 특별한 성과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4급에서 3급이 됐을 때처럼 2급으로 자동 승진한다. 계급 승진으로 보수까지 덩달아 늘어난다. 공무원하면 ‘철밥통’ ‘금밥통’ 하며 비하하는 것도, 뿌리는 바로 이 계급제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위공무원의 계급파괴는 ‘일’과 ‘성과’에 토대를 둔 인사관리의 새 장을 열 것이다. 자연스럽게 공무원사회에 ‘수평적 보직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리하여 공직사회에도 민간기업들처럼 계급과 서열이 아니라 ‘일한 만큼 대우하는’ 문화가 급속히 번질 것이다. 어떤 경쟁이 우리 정부를 위해, 우리 국민들을 위해 바람직한 경쟁이 될 것이다. 고위공무원단제도의 도입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