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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전투를 앞둔 어느 날 밤, 진문공(晋文公)은 자신이 초왕(楚王)과 격투를 벌이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자신이 밑에 깔리고 초왕이 자기 몸을 타고 앉아 골수를 쭉쭉 빨아먹는 것이었다.

아침에 잠을 깬 진문공은 몹시 무서웠다. 당장이라도 초왕이 천군만마(千軍萬馬)를 거느리고 태풍(颱風)처럼 휘몰아쳐 올 것만 같아 몸이 덜덜 떨렸다. 진문공은 해몽가 자범(子犯)을 찾아갔다.

진문공의 꿈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있던 자범이 말했다.

󰡒그 꿈은 좋은 징조(徵兆)입니다. 얼굴을 하늘로 향했으니, 하느님이 도움을 주실 것이고 초왕은 얼굴을 땅으로 향했으니, 이는 완전히 벌을 받는 자세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용기를 얻은 진문공은 군사를 거느리고 용감하게 초왕과 싸워 끝내 약소한 군대로 강한 초나라 군사를 물리쳤다. 결국 자범의 해몽은 그 정확성을 입증했다. 그러자 자범은 일약 예언가로 명성을 떨쳤다. 누군가가 자범을 보고 물었다.

󰡒그때 자넨 어떻게 그처럼 정확하게 해몽(解夢)하였소?󰡓

자범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단지 진문공의 용기를 돋우어주기 위해 좋은 면으로 해몽했을 뿐이오.󰡓

어느 해 당고조(唐高祖)가 꿈을 꾸었는데 꿈에 자신이 침대 위에서 마루바닥으로 떨어지고 잇달아 난데없이 숱한 벌레들이 버글버글 몸에 달려들어 마구 살점을 뜯어먹는 것이었다. 새벽에 잠을 깨니 온몸이 께름칙하고 역겨웠다. 당고조는 즉시 해몽가에게 해몽(解夢)을 시켰다.

󰡒나리는 머지않아 천하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침대(寢臺)에서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직하(直下)이므로 직하는 전하가 된다는 뜻이고, 숱한 벌레들이 몸을 뜯어먹은 것은 만백성들이 나리의 한몸에 의존(依存)하여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제서야 당고조는 밝은 얼굴이 되었다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