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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위안(약 1억2000만원)을 쓰고도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

중국의 한 농촌 지도자가 새마을운동 견학 프로그램에서 아무것도 배울 게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동북지방 A시가 조직한 ‘새마을운동 참관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촌(村) 서기 쉬(徐)모씨는 9일 중국 경제참고보에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가면 놀란다. 100만위안을 쓰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쉬 서기가 참가한 제6기 새마을운동 참관단의 한국 방문 일정은 ▲1일=여객선 출발 ▲2일=전라남도 도착 후 명승지 관광 ▲3일=새마을운동중앙회 전남지회 방문 후 강진농업시험장 견학 ▲4일=강원 남이섬 유람, 춘천 명동에서 점심, 통일전망대·한류관(韓流館) 관광 ▲5일=서울 경복궁·민속박물관·청와대 관광 ▲6일=귀국이 전부. 3일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람하거나 관광 일정으로만 짜여 있었다.

A시가 20명씩 6개팀을 한국으로 보내 새마을운동 견학을 시키는 데 사용한 비용은 약 100만위안. 쉬 서기는 “100만위안이면 초등학교 10개를 보수하고 마을 문화관 10개를 지을 수 있으며, 빈곤학생 100명을 도울 수 있는 돈”이라며 “그 돈을 (새마을운동 참관에) 쓸 필요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중국 정부는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농촌 지역 지도자들을 대거 한국으로 보내 새마을운동을 현장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심하다. 지난 6월 홍콩 언론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농촌 지도자 35만명을 한국으로 연수시키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보도한 이후, 중국 인터넷사이트에는 외화를 낭비한다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쉬 서기의 이번 경험담으로 ‘새마을운동 견학 무용론’은 한층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굳이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면 전문가를 보내 그들이 가져온 인쇄·영상자료를 읽히거나 방송하면 충분하다”며 “그 효과는 ‘한국 단체관광’보다 틀림없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