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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70년대 말 이후 지금까지 사 반세기 동안 연평균 9%가 넘는 고속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 결과, 1980년 150달러 정도에 불과했던 1인당 GDP는 2005년 말 1,700달러를 넘어섰다. 나라 전체의 경제규모 역시 지난 한두 해 사이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을 잇달아 제치고 현재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됐다.

▶중국경제의 성장이 가져다준 기회

이러한 중국경제의 가파른 성장이 우리 경제에 항상 ‘위협’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중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해 왔다. 국내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힘든 한계산업을 중국으로 이전함으로써 수출산업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국내산업의 고도화를 달성했다.

중국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 분야의 중간재 및 부품을 우리나라에서 생산, 중국으로 수출한 뒤 중국 현지에서 비교적 간단하고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완성된 제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EU 등지로 수출됐다. 우리는 중국과 국제 분업구조를 창출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교역환경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200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해 233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뒀다.

▶중국이 고기술 산업에 도전해온다면?

한국이 고부가가치 공정을 맡고, 중국이 저 부가가치 공정을 맡는 현재의 수직적 분업구도가 향후에도 지속되리라는 전제 위에서의 낙관론이다. 만약 중국이 더 이상 저 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산업에 머물지 않고 기술력을 향상시켜 하이테크 산업에서 우리나라와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 된다면 한-중 FTA를 통해 미래에 기대하는 이익은 작아질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대규모 외국인투자와 과학기술 중시정책에 따른 선진기술의 습득을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향상시키면서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에 들어온 외자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중국 기업 스스로 첨단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사례는 이미 여러 산업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중국기업이 국내외에서 신청하는 특허의 수 역시 가파르게 상승해 그 성장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28만 여 개나 되는 외자기업에 고용된 수많은 중국 노동자들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앞선 나라에 대한 추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요컨대 중국의 성장이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 도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의 질적 도약은 한-중 경제관계가 종전의 '분업’관계에서'경쟁’관계로 바뀔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윈-윈의 ‘분업’에서 경쟁 관계로

이 같은 중국의 부상과 추격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옳은 선택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지속적으로 지키면서 개방적 경제체제를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의 추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도 중국 못지않게 빠르게 뛰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뒤에서 따라오는 중국이라는 수레에 깔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내는 적절한 환경조성이 필수적이다.

▶중국이라는 수레에 깔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이 우리나라는 도전, 혹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체질을 강화해 온 국가다. 그런 만큼 도전에 대한 대응능력을 축적하고 있다. 과거 ‘수입선 다변화’라는 이름으로 일본제품 수입을 제한하던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가는 과정에서 일본기업과의 경쟁에 노출된 국내 전자회사들이 노력 끝에 일본에 필적할 만한 경쟁력을 키웠다. ‘방화’라는 이름으로 하대 받던 국내 영화가 영화시장 개방 속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가며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