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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민배우로 칭송받을 만한 두 배우가 등장해 화제가 된 영화 ‘플라이대디’가 우리 극장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올드 보이'를 비롯 일본에서 더욱 흥행에 성공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일본산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한국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둔바 있기에 요즘 ‘한반도’, ‘괴물’, ‘캐리비안의 해적’ 등 화제작들이 즐비하지만 일본산 원작인 ‘플라이대디’ 에도 관심을 두어 볼만하다.

특히 묵직한 뱃살을 단단한 근육으로 바꾸기 위해 체중을 15kg 늘였다 줄이는 신체적인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호연을 한 이문식이라는 걸죽한 연기자와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의 열연도 돋보인 볼만한 영화이다.

일본 ‘가네시로 가즈키(金城一紀)’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Fly, Daddy, Fly)'가 원작인 ‘플라이대디'에는 보통 일상적인 관습이나 통념적인 습관으로부터 벗어난 즉 일탈을 꿈꾸며 그려낸 여러 모습들이 이 영화 속에 담겨있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만화 영화에서나 볼법한 상황으로 상하의 위계질서가 무시된 이런 형식의 영화를 처음 대하는 관객들은 충격이 컸을 것이다.

필자 역시 기존의 관념을 무시하고 점프해버린 색다른 우리 영화의 색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플라이대디’가 시종일관 현실의 일탈과 관습으로부터 해방을 추구하는 그림을 그렸다면 또 다른 현상이 빚어졌겠지만 영화 후반부엔 다시 현실적인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마치 꿈을 꾸고 난 모습처럼 영화는 몽롱한 몽환적 분위기로 이어져 보통의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영화적 구성이 된 것이다.

이 영화 속에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상식적인 사고(思考)는 땅속에 묻혀버린 장면들로 연속되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너무 착하고 평범하기에 답답하기만 한 소시민적 가장이 권력과 돈이 있는 즉 힘있는 자로부터 엄청난 모욕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자식 같은 나이 어린 고등학생에게 무릎도 꿇어야 하고 이후 사각의 링이라는 공인된 장소에서 딸과 자신의 가정에 큰 상처를 안겨 준 고교 짱과 처참하고 참담한 필사의 승부를 펼치면서까지 갖은 수모도 겪어야만 하는 주인공의 비애를 통해 오늘날 망가지고 왜소해진 가슴 작은 가장들의 또 다른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한편으론 잃어버린 가장의 자존심을 찾기 위한 필사의 노력들도 영화 속에서는 코믹요소를가미시켜 웃음으로 그려지고 있어 왠지 씁쓸함도 느끼게 한다.

또 극단적 상황 하에서 고교생이 주인공에게 스승으로 군림하며 각고의 훈련을 통한 승부의 세계를 전파해야만 하는 이런 보통의 상식 선을 넘는 즉 동화 같은 부조리한 세상을 그리는 아이러니한 코믹구성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고정의 관념에서 깨어나야만 살 수 있는 독특한 영화 ‘플라이대디’가 더 많은 사랑 받았으면 한다.

박형균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