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누구든지 과실을 먹으려거든 과실이 영그는 데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를 하라.

이런 차원에서 나는 쿠데타를 명백한 강도질이라고 보고, 이런 차원에서 고건같은 사람을 일러 "얌체" 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리의 임자가 제발 실수하여 주기만을 바라는 얌체, 여차 직하면 한 입에 낼름 꿀꺽하고자 호시탐탐 침을 흘리는 얌체!

박근혜씨가 처음 정계에 등장하였을 때, 나는 얌체적 등장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째려 보았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보여 주었다고 믿는다. 리더십도 있고, 대중 선동력도 입증해 보였다. 그리고 시간도 웬만큼 흘렀다. 해서 이제는 당당한 프로정치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만약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과실이라 하고 보자면, 박근혜 그녀는 일단 그 과실에의 접근권이 보장된 셈이다. 그런 면에서 김근태씨나 정동영씨나 이명박씨나 모두 자격으로야 만만디다. 그들은 대권을 목적으로 한 정치 행위를 꾸준히 지속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건씨는 무언가?

"정치가 고장이 났다"는 선언은 곧 우리나라가 현재 정치 공백기 중이라는 말씀이신데, 이를 믿어도 좋을지 어떨지는 따로이 한다 하고, 그 고장난 정치를 수리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속내임이 분명하고 보면 가히 어이없음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정치가 아무리 기만으로 시작하여 기만으로 끝나는 난공불락의 복마전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정치는 언제나 <정의>와 <진실>과 <충정>을 명분으로 하여 그 생명줄을 이어왔다. 물론 사악한 기회주의자들에게도 간혹 지조를 팔기는 하지만, 그러나 온전한 정신이 시대의 보편성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야 어림도 없는 일이다.

정치인은 동네북처럼 터지면서 독특한 노하우를 쌓아가는 법이다.

비판받는 노무현이나, 비판하는 박근혜나 모두가 다 정의와 진실과 충정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선상에 서서 노력해 왔다.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때로는 실망과 절망이라는 좌절을 겪을지라도 언제나 국민들로부터 공인된 자격을 얻기 위한 선상에서 벗어나 본 적은 없다.

나는 당적을 가지지 아니한 채 세태를 저울질하다 <고장난 정치>를 운운하며 슬며시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이를 신뢰하지 않는다. 어쩌면 차라리 인정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 편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검증 작업을 일단 생략한 채, 과실 따먹기 경쟁에만 돌입한 것이다.

잘났건 못났건 정치가는 적지 아니한 세월을 통하여 사상과 진실성을 국민들로부터 검증받아야만 한다고 나는 믿는다.

희망연대인지 끼어들기연대인지는 모르지만, 고건씨를 주축으로 하여 결집한 세력들에 의해서 이 나라의 정치적 운명이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면서, 차기 대통령 경쟁은 어디까지나 그동안 줄기차게 정치활동을 하여 온 이들의 경연장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누가 당선이라는 영광을 누릴 것인지 아직은 점치기 어렵지만, 다들 애국적 충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과실을 따기 위한 땀을 부지런히 흘렸던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나서서 리더가 되어도 좋다.

때로는 진보가 이끌고, 때로는 보수가 이끌고, 때로는 서로 합심하면서 말이다.

다만 서로 원수처럼만 되지 말았으면 할 뿐이다.

필명 덕형선생 (yooondehy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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