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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은 법인 설립을 할 경우 미국의 9.6배에 이르는 48개의 구비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설립비용 또한 미국·캐나다 등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우리나라 창업 편리성이 세계은행 평가 대상 175개국 중 116위로 나타나는 등 창업에 상당한 애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산업연구원이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기업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애로요인으로 우선 창업 자체의 어려움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대륙법계의 특징인 등기제도를 채택, 법인설립 절차가 영미법계 국가에 비해 복잡하다. 법인설립 구비 서류는 48개로 미국의 9.6배, 일본의 2.2배 수준이고 법인설립 비용도 미국·캐나다 보다 1.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창업기업에 대해서도 대규모 주식회사와 동일한 절차를 요구, 세계은행은 우리나라의 창업 용이성을 전세계 175개 국가 중 116위로 평가하고 있다.

까다로운 입지 규제로 공장 입지선정 및 설립을 위한 평균 인·허가 소요기간은 137일이나 걸린다, 관련비용도 6천500만원에 이르러 2002년 이후 증가하던 공장설립 승인건수가 지난해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R&D 지원도 미흡하다. 창업이나 법인설립의 어려움을 극복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은 다시 자금과 연구·개발(R&D), 조세지원의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가계대출에 주력하면서 산업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이 위축되고 특히 벤처캐피털과 같은 모험자본까지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를 회피함에 따라 창업 초기자금 확보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연구원은 또 우리나라의 전체 R&D 투자비 중 기업부담률은 75%로 미국 63%, 독일 66%, 프랑스 52% 등 선진국보다 높아 R&D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또 지방정부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전국 16개 광역시도 3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지자체의 발목잡기 실태가 드러났다.

구체적인 애로유형으로는 ‘인·허가 반려 및 지연(51.1%)’이 가장 많았고 가장 큰 애로분야는 ‘환경’ 53.1%, ‘토지·공장입지’ 15.5%, ‘소방·안전’ 14.1% 등이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반려 및 지연 등으로 인해 기업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중앙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이 지자체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