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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전 중국 표류기를 남긴 조선 선비 최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심지어 태생지 전남 나주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나주에서 조차 그에 관심이 없는 것인가?

그러나 그는 조선 연산군 시절 선비 최부(崔溥.1454-1504)는 명(明)나라 표류기인 '표해록(漂海錄)'을 남긴 유명한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표해록(漂海錄)'은 일본의 승려 엔닌(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이탈리아 상인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과 함께 중국 왕조사회를 들여다본 외국인이 쓴 3대 기행문으로 꼽힌다.

이 최부의 행적을 알리는, 한국에도 없는 기념비를 중국의 강소성 무석시에서는 그를 기리는 제막식이 있었다.

최부의 태생지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념비를 '그곳을 지나간 곳이다' 해서 중국 강소성 무석시 에서는 자체 예산을 들여, 기념비를 제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중국의 무석시 당국은 최부가 한국인이라고 해서 글 모양(書體)은 한국인에게 부탁 이원형 (원광대 교수)서예가가 글을 써 中, 韓 양국의 합작품으로 남기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중국은 조그만 근거만 있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이를 기념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곧 관광의 마인드가 아니겠는가?

물론 이러한 조그마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여 조선인을 기리는 것은 그리 흔치 않는 일이지만. 이들은 최부가 다녀간 사실 자체를 역사적으로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최부의 태생지 전라남도 나주시는 전혀 무감각이다.

최부가 중국을 표류하게된 계기는 갑작스런 부친상이다. 거유(巨儒)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으로 성종 임금의 치세에서 문명을 떨치던 최부는 당시 제주로 도망친 노비들을 잡아들이는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으로 파견됐다.

당시 도망친 노비들이 가장 많이 숨어사는 곳이 제주도였다. 노비들을 잡아들이던 중 부친상을 들었다. 제주에서 급히 고향(전남 나주)로 돌아오던 최부는 자신을 호위하던 병사와 뱃사람 등 일행 42명과 함께 풍랑을 만났다.

오키나와 인근에선 해적떼를 만나 노략질을 당하고 배마저 부서져 속수무책인 가운데 보름을 떠돌다가 중국 저장성 해안 린하이현에 도착해 목숨을 구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부는 한문으로 필담(筆談)을 나누면서 조선 관료로서의 대우를 요구하는 등 당당한 자세를 보였고, 마침내 북경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그가 바로 중국의 육지를 행보하면서 들렸던 곳이 바로 江蘇省武錫市이다.

그가 임금에게 그간의 경과를 아뢰기 위해 8일에 걸쳐 작성한 보고서가 바로 '표해록'이다. '표해록'은 꼼꼼한 일기 형식으로 쓰여졌는데, 명나라 당시 중국 사회 내부를 관찰한 외국인의 기록으로는 매우 자세하고 희귀해 조선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출간돼 지식인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이곳 중국의 강소성 무석시에 대해서는 별도로 소개하기로 한다.

한편 이번 기념비 제막 행사에는 중국 무석시 여행국 장극평 부국장 일행과 한국 강원구 전국관광협의회 회장등 일행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