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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약 951만 평방 킬로미터의 영토면적을 가지고 있다. 약 9만5000 평방 킬로미터의 한국에 비해 약 100배에 달하는 광활한 영토를 가졌다. 2006년 현재 약 3억명이 살고 있다는 미국은 약 32명/㎢의 인구밀도로, 한국 인구밀도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과 비교할 때, 이렇게 풍요한 공간을 지녀서인지, 미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토지, 집 등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규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즉 미국민 개인은 자기 돈으로 또는 은행으로부터 모기지 론을 받아 자기 집을 몇 채든 살 수 있다.

하지만 미국도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고유 수단을 지니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주택 구입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리조정과 주정부 단위의 세금 부과가 바로 그것이다.

*금리조정과 주정부 단위의 세금 부과

첫째,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은 모기지 금리가 부동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부동산 시장 개입을 위해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금리 조정은 부동산 경기 조정을 위한 독자적인 정책수단이기 보다는 금융, 기업 등 전체적인 경기 조정정책으로 쓰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둘째,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세금 부과는 주로 재산세 형태의 보유세(Property Tax)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세율은 각 주마다 달리한다. 이 또한 금리조정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수요나 공급에 대한 규제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주요 수입원이 된다는 점에서 주정부 차원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부동산 보유세의 일부 수입원을 시민들의 복지에 활용하기 위해 특수한 형태의 부속세를 의미하는 ‘멜로루스’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이러한 보유세가 부동산 규제라기보다 주정부의 세입원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 재량에 의한 세금 정책임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정부규제가 거의 없는 자유방임형 부동산 시장을 유지해 온 미국도 2005년 여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미국 부동산 거품 경고 발언에 전국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2005년 1분기에는 미국 전체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간 대비 15% 상승했고, 모기지 부채도 동기간 대비 13% 증가하는 등 워싱턴, LA 등 미국의 살기 좋은 지역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집값이 급상승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6월 이후 올 6월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17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물론 부동산 시장의 자산거품 제거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고유가로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전체적인 경기 조정을 위한 노력이었다.

*버블 경험후 나타난 시장의 변화 조짐

다행스럽게 현재까지 이러한 금리정책은 성공적이었다고 국내외에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가격은 36년 만에 최고폭으로 급락하면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0%가 하락하는 등 금리 인상 후 미 주택시장의 거품은 급격히 빠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변동 움직임을 감지한 미국 현지 국민들은 투자로서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부동산 버블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자율적인 경쟁에 맡겨 놓은 부동산 시장을 미국 정부가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버블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경고해온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부동산 버블이 한창이던 2005년 여름 당시 “미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새로운 위협 요소로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최근의 이러한 미국 부동산 시장의 변화의 낌새를 감지한 탓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