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요즈음 신문과 TV의 단골 뉴스는 단연 수도권의 아파트 값 폭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하기야 우리나라 경제의 8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부동산 값이 지방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어느 지방대학에서 있었던 웃을 수 없는 실례이다. 즉 9명의 교수 가운데 그 중 1명이 서울 강남에 35평의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아파트 한 채 값이 다른 8명의 교수가 지방도시에 소유하고 있는 여덟 채의 아파트 값을 훨씬 상회하더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아마도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의 부동산 값을 모두 합하여도 서울시의 그것에 못 미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수도권의 부동산 값 문제는 비단 특정 지역의 문제에 한정된다고 할 수 없고 국민들의 정체성과 행복지수에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아무리 '특별시'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상황은 국민의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국민들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수도권의 부동산 값을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정비특별법'을 제정하여 수도권의 팽창을 억제하려고 노력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농촌 및 지방도시의 인구가 계속하여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현실에서 그 법이 효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국가경제의 기본을 흔들고 있는 수도권의 부동산 값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학을 공부하는 필자가 경제학의 영역을 침범한 것 같지만, 주택이 부족하다고 하여 공급을 늘리는 정책으로는 수도권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는 결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문제는 수요를 감소시키는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만이 해결의 실마리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 평소 필자의 지론이다. 참여정부의 '수도이전'과 같은 지방분권화 정책도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구체적 조치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다시 말하면 참여정부의 지방분권화정책은 목표와 방향은 설정하였지만, 그 구체적인 실천방법에서 적실성을 결여함으로써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참여정부의 국정기조를 흐트려 놓은 셈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서울권에 존재하는 각급 교육기관과 연구기관 그리고 이전이 가능한 국가기관의 지방이전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서울의 인구를 감소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에의 이전에 있어서는 서울에서의 출·퇴근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최소한 전북과 경북 이남지역으로 이전하여야 하고, 지방기관으로 전출하는 인구에 대해서는 지방거주를 의무화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완성년도에 머지않아 적어도 50만 명 이상의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옮겨갈 것이며, 이는 곧 수도권의 집값하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항상 자기의 처지를 남과 비교하여 평가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자기의 삶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데도 남이 자기보다 잘 살면, 자기의 삶에 불만을 느끼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요즈음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국민화합을 저해하게 되어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저하시키게 된다. 정부가 수도권의 부동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또 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오수열 < 조선대 교수·한국동북아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