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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뉴질랜드 외교장관의 연례 상호 방문이 정례화되는 등 양국 간 협력 강화의 구체적 틀이 만들어졌다. 또 호주에 이어 뉴질랜드와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민간 타당성 검토가 이뤄진다.

뉴질랜드를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21세기의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향후 2년 이내에 상대국 방문이나 지역, 다자회의 계기에 이번 공동성명 이행 상황을 검토한다.

성명에 따라 양국 외교장관은 상호 방문을 통해 협력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과 잠재적 현안 해결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양국 정상은 뉴질랜드 재정부와 우리의 재정경제부 간 정례 협의체를 설치하는데도 합의했다.

외교부 간 협의회를 비롯한 군사ㆍ안보 대화, 연례 경제공동위원회, 임업 협력 협의회, 세관 협력 협의회 등 기존 정례협의체도 지속적으로 가동키로 했다.

한-뉴질랜드 FTA 타당성 연구 내년 중 시행

한-뉴질랜드 FTA에 추진에 대한 민간기관 간 공동 타당성 연구는 내년 중 시행키로 했으며, 그 결과를 민간 전문가와 정부 인사가 참여하는 원탁회의에서 토의한 후 양국 통상장관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의 상당 부분을 한-뉴질랜드 FTA에 관해 논의했다”며 “뉴질랜드 총리 이하 배석한 여러 장관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강력하게 FTA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민간 공동 연구 결과로 양국 FTA가 한국 농민들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뉴질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DMB(디지털멀티미디어 이동방송)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 IT분야 협력 확대를 강조하고, IT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정보통신협력약정 서명식에 임석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 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 재개 합의를 환영하고 유엔 결의 1718호의 충실한 이행과 9ㆍ19 공동성명의 신속한 이행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가시적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한-뉴질랜드 간 양자 대화를 지속적으로 갖기로 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는 영화 산업의 협력 가능성이 높고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 분야에서 양국 정부의 의미있는 협력과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10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한국영화제’가 개최됐으며, 서울 등 국내 주요 도시에서도 지난해 10월 뉴질랜드 영화제가 열릴 정도로 양국 간 영화 교류는 활발하다.

우리 영화 ‘실미도’와 ‘남극일기’가 뉴질랜드 현지에서 촬영됐으며, 국내 최고 흥행작 ‘괴물’은 뉴질랜드 특수효과 기술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양국 문화부 간 영상산업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이 밖에도 정부 초청 언론인 교류 사업, 자매도시 체결 확대, 국립도서관 간 정례적 정보 교류 등을 통해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클라크 총리는 “이미 뉴질랜드 관계 장관이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에 협조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고 지지 의사를 밝히고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틀림없이 성공적으로 유치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