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요즘 단연 화제의 드라마는 '海神'이다. 장보고 대사가 청해(완도)를 거점으로 당(중국)은 물론 왜(일본)와 교역하는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그 드라마가 완도 현지에서 촬영되면서 완도에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드라마 촬영 세트장을 보러 일부러 찾기도 한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일요일 지인들과 완도를 찾았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당나라시대의 거리가 재현되어 있는 세트장을 보면서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실개천의 냇물을 이용하여 운하를 만들어 놓았으며, 바닷가에 있는 청해 소세포구의 세트장도 아래에서 바라보면 잘 꾸며져 있었다.

중국 장춘에 영화촬영지가 있으며,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가 바로 무석(無錫)의 삼국성(三國城)이 유명하다. 그곳에서 해신의 일부가 촬영되기도 하였다. 삼국성은 삼국지(三國志)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바로 옆의 수호지의 촬영지인 수호성과 나란히 있다.

'삼국지'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이다. 이는 정사 삼국지가 아니라 소설 삼국지인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말하는 것으로 한국에서 보통 '삼국지'라 말하지만, 중국에서는 삼국연의(三國演義: 싼궈옌이)라 말해야 알아듣는다.

정사 삼국지는 조조의 위(魏)를 정통으로 기록했지만, 삼국지연의는 정사와 달리 유비의 촉(蜀)을 정통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대중적인 읽을거리로 널리 읽혀져 왔으며, 특히 그 속에 담긴 유비를 중심으로 한 한실(漢室)에 대한 충성이라든가, 공명의 지략, 유비·관우·장비의 결의 등은 유교적 이념을 국시(國是)로 삼았던 조선시대에는 크게 환영을 받았다.

삼국성은 산과 호수가 잘 어울려 있는 곳으로 조그만 산들과 그리고 바로 옆에 태호가 있어 제갈량의 '적벽대전'도 바로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세트장이 넓어 걸어다니는데 불편하여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구경을 해야 한다. 해신을 보면 장보고가 있었던 양주(揚州)가 자주 등장한다. 바로 세트장이 양주거리를 나타낸다.

양주는 신라시대 장보고뿐만 아니라, 최치원(崔致遠)선생이 벼슬한 곳이기도 한다. 양주에는 최치원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 바로 이곳에서 유학하면서 '추야우중(秋夜雨中)'이라는 훌륭한 시를 남겼고, 황소(黃巢)의 난이 일어났을 때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라는 글로 황소의 난을 진압하기도 했다.

양주를 옛날에는 광릉(廣陵)이라 부르기도 했고, 계원(桂苑)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 '계원필경(桂苑筆耕)이란 책도 이곳에서 쓰여지게 되었다. 그리고 촬영지로 유명한 수서호(瘦西湖)가 있다. 양쪽에 수양버들이 늘어지게 있으며, 물위에는 처녀 뱃사공들이 양주의 민요를 부르면서 사람들을 끌고 있다. 얼마 전에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황제의 딸'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지금도 대만이나 홍콩에서 이곳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다만 해신 촬영지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어 있는 배가 바다에 떠 있다. 삼국성의 태호(太湖)에도 배가 몇 척이 있다. 그러나 촬영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하지 않을 때는 관광객을 위해 돈을 받고 유람을 시키고 있다. 또한 모든 관광지 건물에 상가를 만들어 사용하고, 촬영하는 장면을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들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것을 이용하여 관광객 유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해신 촬영지를 보면서 방송국의 힘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완도군의 힘으로 세트장을 건설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완도는 해신의 덕택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이제 조금만 노력하고, 보강시키면 제일 좋은 관광지가 될 것이다.

강원구 (수석 논설위원. 한국관광협회 협의회장. 광주시 관광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