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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수강을 중도에 그만두면 선납한 수강료 중에서 남은 기간에 해당되는 금액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공정할까? 당연히 잔여기간에 따라 수강료를 환불하는 것이 공정하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교습개시 이전에는 선납한 수강료 전액을 환불하고 교습개시 이후에는 반환사유가 발생한 달의 수강료 반환액(교습시간의 3분의1 경과전 수강료의 3분2 반환, 2분1 경과전 2분의1 반환, 2분의1 경과후 불반환)과 나머지 달의 수강료를 환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강하지 않은 기간에 해당하는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는 것은 학원이 법률상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고 부당이득을 얻는 결과가 되어 수강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수강료 환불 안하는 것은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과 같아

공무원·입시·외국어·컴퓨터 등 각종 학원의 수강신청서나 영수증에 “등록 후 수강료는 일체 반환하지 않습니다”, “강의 개시 후 절대 환불 불가”, “수강생의 귀책사유로는 수강료를 반환하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있을 때 수강생은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만든 약관을 군말없이 그대로 수용해야 하고 정부도 방임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현대의 대량거래를 신속·간편하게 하기 위하여 약관을 사용하고 있으나, 사업자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약관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작성하고 이에 대해 고객은 약관이 있는지도 모르거나 알더라도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많은 학원이 경쟁한다고 하지만 공정한 계약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에는 거래상 지위나 교섭력의 차이, 정보의 부족 내지 비대칭성 등으로 인해 여전히 시장의 실패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운영을 통해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가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췄다면 의도하였을 진정한 계약내용을 회복시켜 줌으로써 계약의 공정을 기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학원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강료(가격)와 강의의 품질 뿐만 아니라 공정한 약관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정한 약관의 사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학원수강료 환불 조항도 마찬가지이다.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않고 선납한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명망이 높은 학원이라도 환불을 허용하지 않는 약관을 사용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이윤극대화의 원칙에도 위배될 것이다.

공정한 약관 사용은 기업, 소비자가 지켜야할 시장의 룰

혹자는 모든 학원에 대해 환불을 강제하면 신규학원의 진입장벽을 높이거나 기존학원이 예상환불액을 반영하여 수강료를 높게 책정함으로써 중도에 그만두는 수강생에게 환불하는 금액을 남아있는 수강생들이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내지 약관의 공정화는 시장참가자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다. 학원 수강과 같이 계속적으로 채권, 채무가 발생하는 계약관계에서 중도에 계약관계를 종료하게 되면 계약당사자는 상호간에 청산의무를 지게 되는데 수강료 환불은 청산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학원은 불공정한 환불조항의 유지보다는 시장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정당한 수단을 통해 품질 경쟁을 해야 한다. 수강료 책정도 경쟁원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환불액을 수강료에 모두 반영하기는 쉽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정당한 이유없이 피해를 보는 일부 수강생의 손해를 전제로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높은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는 실정이다. 학원의 수강료가 매년 오르고 있어도 잔여기간에 대한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학원 수강에 있어 소비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중단할 선택의 자유란 그리 많지 않다.

공정거래, 공정한 약관의 사용은 시장참가자인 기업, 소비자 모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