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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지난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연대할 것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5일 기사에서, 손 전 지사가 최근 보여준 ‘햇볕정책 지지→적극적인 호남공세→평양 방문’ 등 일련의 행보가 DJ의 노선과 일치한다는 데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두 사람이 최근 3~4회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는 말도 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DJ가 손 전 지사를 만나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참여하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접촉을 통해 손 전 지사는 ‘호남 기반’을, DJ는 ‘햇볕정책 계승’을 약속 받았다는 말도 나온다. 손 전 지사는 최근 강연, 간담회 등에서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DJ의 햇볕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햇볕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달 “DJ는 자신의 남북관계 철학을 계승할 적임자를 찾고 있었고, 손 전 지사와 교감했을 것”이라며 “곧 DJ가 공개적으로 손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손 전 지사와 가까운 한 인사는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DJ가 햇볕정책 지키기에 나섰을 때, 측근이 ‘DJ를 비판해야 한다’고 했으나 손 전 지사가 ‘절대 안 된다’고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적극적인 호남 공세에 나섰다. 캠프 내에서는 “탈당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호남 방문은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5월 이후로 늦추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손 전 지사가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23~24일 전북에서 전북대, 전주대, 익산대, 군산 중앙고, 전북 국악원에서 릴레이 특강·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28일 광주를 찾는다.

하지만 양측은 둘 사이의 연대는 물론 만남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중도를 표방하며 탈당했는데, DJ 같은 특정 정치세력에 기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호남 표를 위해 오해를 사며 무리수를 두진 않는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측은 “만약 손 전 지사가 찾아왔다면 혹시나 있을지 모를 오해를 막기 위해 공개적으로 만났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