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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농가별 소득안정 직불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농가등록제를 도입해 정책지원 대상을 명확히 하고, 고령농은 농업 경영을 이양하는 대신 삶의 질 향상 중심으로 지원해 농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또 수입으로 피해를 본 모든 품목의 피해액 중 85%를 현금으로 보전해 주고, 내년부터 쇠고기 이력추적제와 원산지표시제를 확대해 한우와 수입쇠고기를 철저히 구분하는 등 품목 특성에 따라 생산, 가공, 유통 단계별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농림부는 21일 전북 김제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농업계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미 FTA에 대응한 농업ㆍ농촌 분야 보완대책’을 보고했다.

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검토 반영해 이달 말 정부 대책을 발표하고, 이후에도 농업인단체와 국회 등의 의견을 들어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 수입피해 전 품목에 직불 보전, 쇠고기 이력추적제 전면 확대

보완대책의 기본방향은 단기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ㆍ칠레FTA 때 만든 수입피해 보전장치를 일부 개편해 유지하고, 품목별 취약분야를 발굴해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다.

평년 가격의 8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작동하는 수입피해 직불보전은 현행 시설포도와 키위로 국한된 대상품목을 모든 품목으로 확대하고 피해보전 비율도 피해액의 80%에서 85%로 높인다. 피해 규모 산정은 가격에서 생산액으로 바꿔 직불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미FTA 피해 농가가 완전한 폐업을 원하면 3년치 소득 손실분을 폐업자금으로 지원한다. 중복지원을 피하기 위해 폐업지원을 받은 농가는 같은 업종의 경쟁력 지원 대상에는 제외된다.

한미FTA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한우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소비자들이 한우와 수입산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소가 태어나서 자라고 도축되기까지의 유통 경로와 질병 유무를 표기하는 쇠고기 이력추적제를 내년부터 모든 지역으로 확대하고, 원산지 표시제가 적용되는 음식점 면적 기준을 현재 300㎡에서 100㎡이상으로 낮춰 적용대상을 늘려갈 예정이다.

양돈산업의 경우 축사시설을 현대화해 질병을 예방하고 우수 종축업체 중심으로 우량 종돈을을 육성한다. 또 지난해 5% 수준인 감귤의 고당도 생산비중을 2017년까지 50%로 높이는 등 과수산업은 당도 향상을 중심으로 한 품질 개선에 주력한다.

◆ 주업농-소득안정직불, 고령농-은퇴 후 삶의 질 향상

아울러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젊은 농가 중심으로 한국 농업의 근본적인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핵심은 과거 무차별적 지원에서 농가 유형별 맞춤 농정으로의 전환이다. 고령농의 경우 경영이양을 촉진하기 위해 농지를 담보로 하는 ‘농촌형 역모기지론’ 등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은퇴 후 경관개선 활동, 산불방지 감시, 가축방역 활동, 농촌체험 가이드 등 다양한 일거리를 창출해 나간다.

또 내년에 농가등록을 완료해 이 정보를 바탕으로 2010~11년 농가 단위 소득안정직불제를 시범 실시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농가별로 주요 품목의 평균 생산액이 감소할 경우 정부가 감소액의 일부를 보전해 준다.

농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추진한다. 농업ㆍ농촌 테마공원 조성과 농촌경관보전 직불제 확대 등으로 농촌체험관광 수요 확대의 여건을 만들고, 올해 안에 도농교류촉진법을 제정해 농촌관광 활성화를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지원해 나간다.

아울러 농업인이 각종 개발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농업인이 농지를 제공하고 도시자본이 투자돼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농지보전 부담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농지법에서는 농토를 다른 목적으로 전용할 경우 공시지가의 30%가 농지보전 부담금으로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