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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연합은 이틀째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에서 무역구제 분야에서 일부내용은 문안작성까지 완성하는 등 상당 부분 합의를 도출했다.

김한수 한EU FTA 협상단 수석대표는 17일 저녁(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상 2일차 결과 브리핑을 갖고 “무역구제는 많은 부분 합의를 도출했다”면서 “일부 문안은 완전히 합의했고 일부는 문안을 조정하는 방향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양측은 FTA에 따른 관세철폐로 산업피해가 있을 경우 양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발동기간은 2년으로 하되 필요하면 2년 더 연장한다는 점에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긴급을 필요할 때는 임시 세이프가드도 취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다만, 한미FTA에서는 양자 세이프가드를 재발동하지 않도록 제한한 것과 달리 이번 한EU FTA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한미FTA에서는 양자 세이프가드 재발동을 금지하는 것이 전체 협상내용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EU와의 FTA는 양국간의 산업피해 등을 고려해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양자 세이프가드 언제까지 하느냐를 놓고 한국측은 관세철폐 후 10년까지를 제한한 반면, EU측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세이프가드 협정과 일치하는 경우 18개월 동안 보상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반덤핑도 진전…EU측, 법률 회계 서비스 강공 시사

양측은 또 반덤핑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뤘다. 우선 조사기간 중 충분한 견해를 표명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합의했다. 또 제로잉(Zeroing) 금지, 최소관세 부과 원칙, 공익조항 등을 협정문에 포함시키는데 합의했다.

서비스 협상에서는 EU측은 당초 예상대로 법률, 회계 서비스에 대해 강하게 요구할 것을 시사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EU측은 서비스시장 개방을 대체로 미국과 동일한 수준이거나 더 나아가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요구는 없지만 법률은 변호사 고용에 대해, 회계는 한미 양허안 수준에서 양허해달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통신서비스와 전자상거래는 서로 명료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 크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금융서비스 협상이 집중 다뤄질 3일차 협상에서는 금융개방과 관련해 양측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규제이슈 분야에서 다루는 국가보조금 규제문제와 관련해서는 EU측은 적용대상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한정하고 농업, 공공서비스, 연구개발(R&D), 중소기업, 지역개발, 문화, 환경 등에 대한 보조는 제외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국가보조 규제 자체가 한번도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서 EU측의 설명을 기초로 해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위생검역(SPS) 분야에서 "질병 지역화 문제는 FTA 협상이 끝난 후에 구체적인 절차 마련하자고 EU가 제안했다"며 "지역화 문제에 대한 협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FTA 협상을 빨리 끝내겠다는 EU의 속내가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기술표준에 지나친 의욕 보이면 수용 못한다' 압박

비관세장벽 분야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양측 개방안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김 대표는 “EU측 제안이 자동차 기술표준과 관련한 사안이라 ‘지나치게 의욕을 보이면 수용하지 못한다’고 했다”면서 “비관세장벽을 상품 양허와 관련해 조건부 붙인 것을 해제해달라는 우리측 요구에 대해 EU측은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한 EU측은 한국의 짝퉁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현재 짝퉁은 신고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인데 EU측은 신고 없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라며 “짝퉁 업체도 공개해 달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