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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소비자들은 길거리의 편의점이나 인터넷의 쇼핑몰 등에서 기존 KT나 SK 텔레콤과 같은 기간 이동통신 회사가 내놓는 상품보다 값싼 통신서비스(재판매)를 쓸 수 있다.

또 3세대 이동통신의 경우 ‘가입자인증모듈(USIM)’ 칩만 사면, 어떤 단말기에서도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된다. 특히 내년 3월부터는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없어져, 소비자가 서비스에 가입할 때 요금과 보조금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새 통신정책 로드맵 구체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지배적 사업자(특정 통신시장에서 점유율이 50%를 넘는 회사)인 KT와 SK텔레콤은 자신들의 통신망을 재판매회사에게 빌려 줘야하고 소비자는 SK텔레콤이나 KTF, LG텔레콤의 상품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

노 장관은 “이동통신이나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네트워크를 갖지 않아도 서비스가 가능한 재판매 사업이 활성화 되면 통신요금이 지금보다 내려갈 것”이라며 “기간통신사업자에게 통신망 개방을 의무화시켜 통신시장의 무한 경쟁체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내년 3월26일로 끝나게 되면 ‘의무약정 요금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소비자가 약정한 서비스 이용기간에 따라 단말기 보조금이나 통신요금을 차별화할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회사가 장기간(3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단말기를 공짜로 줄 수 있다.

또 USIM 칩 시판을 허용해 3세대 단말기에 칩만 끼우면 서비스를 이용하고, 통신요금을 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유럽 등에서는 편의점 등에서 선불카드 형태의 USIM 칩까지 나오는 등 재판매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정통부는 이와 관련한 법개정안을 올 정기국회가 끝나기전인 11월말까지 상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정부가 기간통신 회사에 통신망을 강제로 빌려주라는 것은 규제완화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매 통신회사(Resale carrier): 기존 기간 통신회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값싼 통신상품(음성 통화나 데이터 전송 등)을 일반 소비자에게 서비스하는 별정 통신회사. 1981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유선 장거리 전화회사인 AT&T에게 재판매를 허용하도록 명령해 등장했다. 재판매 통신회사가 내놓는 상품은 기존 기간 통신회사의 요금보다 싸지만, 통신품질은 약간 떨어진다. 대개 여러 통신회사의 통신망을 혼합해 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