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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9일에 한나라당의 경선은 끝났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씨의 흩뜨려짐이 없는 깨끗한 승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경선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될 때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렸고, 후보자들의 지지 열광은 대단했다는 후평을 내릴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 지도자급이 많은 듯 하게 보이나, 실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지상에 보도된 것을 보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예비후보 등록자가 100여명이 넘고 있는 것같다.

더욱이 등록기간이 11월 24일까지라 하니 더 늘어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어찌 보면 통치권자의 능력을 갖추고 믿음이 가는 대권주자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나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기때문이다. 과거에 행정경력이나 정치라인에서 몇 줄의 이력이 있다고 해서 국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가 대권의 그릇이 되지 못한다.

요즘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을 보면 모두가 쟁쟁한분들이긴하지만,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느낌이 든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실추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열린우리당은 문을 닫고 말았다.

이러한 정치현실에서 정의와 원칙의 리더를 주장했던 박근혜 씨는 비록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정치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라인을 그었다는 점에서 갈채를 보낼 만하다. 한 사람의 정치인이라도 정치 문화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졌다면 국가의 미래는 밝아지리라 생각된다.

광복이후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는 민주화라는 대전제 속에 많은 고민과 회오리가 있었다. 그리고 또 밀실정치의 흑막으로 도도히 흐르는 민의(民意)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영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고 이데올로기의 대립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대선주자들의 검증의 률을 가시적으로나마 한나라당에서 민의와 가깝게 접근시켰다는 것은 민주의 계단을 한 차원 높게 조명했다고 볼 수 있기에 높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100여일이 지나면 새로운 국민의 지도자가 선출되게 된다. 최종적으로 대선의 고지를 향하는 사람들이 몇 분이나 될지는 모르지만, 각 당의 경선 과정이나 경선 없이 대선을 꿈꾸는 분들도 국민의 눈을 가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의 경선은 정치사적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그 하나가 박근혜 씨는 대선의 꿈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한국 정치의 자산임이 공인되었고, 두 번째는 남녀평등을 각인하고 여성 대통령에 대한 가능성이 입증되었으며, 세 번째는 아름다운 승복이 개인적인 미덕의 가치는 물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나 우리 국민들에게 고귀한 교훈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적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현대사의 정치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국가의 미래가 보장되리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정당당한 사람이 국민의 지도자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서길웅<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