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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지닌 가장 고귀한 가치가 아닌가. 그러나 요즘 그 고귀한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사례가 너무도 많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란 대우를 받고 인간과 인간간에 신뢰를 유지하는 것, 인간사의 도덕과 질서를 존재케 하는 것, 잘못을 저지르고 가책을 느껴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 등 모든 것들은 양심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명사회가 발전되고 질서 규범이 제도화 되면서 오히려 양심의 지존이 무너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은 현대 사회의 질곡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즉 양심이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이며 정의와 불의를 판단하는 구심점이 되는 것이기에, 아름다움과 추함을 분별할 수 있는 인간의 감성과도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가 말하기를 인간의 도덕의식을 곧 양심이라고 말했듯이 양심의 흩뜨려짐은 도덕을 파괴하는 것이고, 도덕을 파괴하는 것은 만물의 영장됨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

또 어느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양심의 본질은 몸 속에 박혀 있는 가시와도 같아서 자신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면, 남들이 제아무리 칭찬을 하고 존경심을 표한다 해도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고, 반면에 자신의 양심이 스스로 칭찬받을 행동을 하였다면 이웃사람들이 제아무리 저주와 책망을 한다 해도 자신의 마음은 평화와 긍지가 충만 되어 있을 것이라 했다.

우리 역사 속에 정몽주 선생은 이군불사(二君不事)의 양심을 가졌기에 700여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충신의 넋으로 민족의 귀감이 되고 있지 않는가. 특히나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양심의 지존 따위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조석으로 변화무상한 양심을 표출하고 있는 모습이 가관이다.

국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스스로 위선하고 있는 것은 민의(民意)를 조롱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개인의 양심이 흩뜨려지면 사회적 기강이 무너지고, 사회적 기강이 무너지면 국민의 정서가 혼탁해 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개인이나 집단이나 국가에도 양심은 존재하는 것이다. 독일의 나치스나 일본의 군국주의가 패망하게 된 원인도 양심의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이 보다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양심의 미덕을 키워야 한다. 즉 바르게 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에 정도를 걷는 올바른 사람에게는 지나온 날의 양심, 현재를 살아가는 양심, 미래를 설계하는 양심 등 모두가 인간다워야 함은 물론이다. 양심이란, 자기 자신만이 알고 자기 자신만이 정화시킬 수 있는 영역이기에 제도적 규범으로는 정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아름다워지고 인간사의 삶이 넉넉해지려면, 우리 모두가 정의와 원칙이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나 국민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나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는 양심을 키워나가고 지성과 만물의 영장다운 참의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서길웅<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