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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선정국 시대를 맞아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사람들이 많은 공약(公約)을 내어놓고 있는데, 한결같이 잘 사는 나라, 선진 한국을 만들겠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공약들이 만(萬)의 하나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공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먼저 통치권자의 안목은 현실의 올바른 인식과 미래에 대한 발전적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앞뒤의 톱니가 맞물려 전체기능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전체적인 균형에 어긋나는 공약이 제시된다면 실제의 상황은 빌 공(空)의 공약이 되고 만다.

이제 대선일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대권 주자들은 잠자는 시간마저도 아껴야 하며, 뒤도 옆도 돌아볼 여유가 없을 것이다. 오직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행보만을 해야 할 것이고, 자신들의 공약들이 현실의 올바른 인식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정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굴뚝기업의 공약을 내세울 경우, 환경문제의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무슨 공약이든 결과론으로 플러스의 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운하 건설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나 항공 개발 사업으로 얻어지게 되는 부가가치를 모든 국민이 신뢰할 수 있고, 그 타당성이 수학적으로 플러스의 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대권을 겨냥한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보다 포괄적이고, 범국가적이며 국제라인과도 밀접한 공약이 제시되어야 하며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 한번 쯤 생각해 볼 일화가 있다. 농촌에 사는 청년 한 사람이 병아리를 어미 닭이 될 때까지 키워보기로 했다. 그 청년은 전문서적을 읽어가며 4개월여 동안 정성을 다하여 건강한 어미 닭으로 길러냈다. 그러나 문제는 길러내는 데 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당시의 어미 닭의 시장가격이 병아리를 4개월 동안 기르는 데 소요된 비용보다 낮다는 것이다. 청년은 어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의 이론대로 최선을 다했건만 그 결과에는 불만인 것이다. 위의 일화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건강한 어미닭을 길러냈지만, 수지 타산은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은 자신이 주장하는 공약들이 병아리를 어미 닭으로 기르고 그 어미 닭의 가격이 소요비용보다 높게 형성되어야만 성공한 공약이 아닐까. 그러나 그분들이 주장하는 공약들을 보면 천문학적인 소요자금은 보이지만 결과에 대한 손익지수는 가늠하기 어려운 생각이 들곤한다.

물론 대선에 임하여 국가의 통치권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공약을 내 놓지는 않겠지만, 과거 우리 헌정사에 나타난 정치인들의 공약을 보면 국민을 기만했던 빈 공약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실천이 가능하고 모든 국민이 극찬할 수 있는 공약이 되어야 할 것이다. 통치권자는 국민을 우롱하거나 실망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5년이란 임기 안에 단한가지만이라도 국민들이 찬사를 보낼 수있는 공약을 실천해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서길웅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