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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국민을 감동시켜야 | | | 입력시간 : 2007. 11.29. 00:17 |   |
제17대 대선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하기야 국가권력의 향배가 달려 있는 만큼 정치지향적인 사람들에게는 거의 목줄이 걸려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니 선거판이 조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판은 과거 몇 차례의 선거에 비교할 때 그 전개과정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선거전문가들마저도 그 진단에 애를 먹는다고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여권이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없었다는 점이다. 흔히 스포츠 경기에서 이른바 ‘홈어드벤티지’가 있듯이 선거에서는 ‘여권 프리미엄’이란 게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야당이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여권을 따라가기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고, 사정 및 수사기관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매스컴까지도 여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고 할 때 ‘여권프리미엄’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이번 대선의 양상은 초반부터 원내 제1당인 여권의 정동영 후보 지지율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기현상이 빚어졌고 이러한 현상은 후보등록 마감일이 임박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현상은 한나라당의 이회창 전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보수층이 양분(兩分)된 후에도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지지율 경쟁에서 이명박 후보가 1위, 이회창 후보가 2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범여권의 대표주자를 자처하는 정동영 후보가 3위로 밀려남으로써 자칫 유권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추락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아 수구보수정권의 등장을 우려하는 많은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러한 현상이 연유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범여권 후보, 특히 그 대표주자임을 자처하는 정동영 후보가 국민들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도대체 정치란 무엇이며, 그 가장 중요한 수단이 무엇인가. 정치란 그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그 가장 중요한 수단은 설득(說得)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에서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어느 후보가 자기에게 보다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고, 후보자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자기가 그 최적임자임을 설득하는 과정이 곧 ‘선거’인 것이다. 그렇다면 설득의 목표는 무엇인가. 다름 아닌 유권자들을 감동(感動)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지금의 범여권 후보들, 특히 정동영 후보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범여권 후보들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은 감동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이명박 후보가 장점이 많아서가 아니라, 참여정부의 지난 5년에 대한 실망감에서 오는 반사적 효과란 점을 인식한다면 그 대처방안은 쉽게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정(失政)의 책임을 인정하고,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
정동영 후보는 실정의 책임은 덮어둔채 권력에만 집착하고 있고, 의원들은 대선과는 상관없이 내년 4월 총선에서의 유불리(有不利)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국가의 앞날을 생각하고, 선거에서 이기려한다면 먼저,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통합과 단일화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지율면에서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흡수되기 보다는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스스로 양보하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대선은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5년 후면 다시 치루어질 것이며, 5년이란 세월은 그다지 긴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도 세상을 멀리 볼 줄 알고, 이기적(利己的)이기보다는 이타적(利他的)인 지도자를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오수열 교수<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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